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무선인터넷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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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사용자수는 2,700만명. 올 3월을 기점으로 1,000만명을 넘어선 인터넷 인구수와는 달리 거대한 ‘틈새 시장’ 으로 다가온 무선인터넷 시장이 요즘 들썩거리고 있다.

과거 인터넷 프런티어들이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고생하며 일구어왔던 시장과는 달리 무선인터넷 시장은 마치 ‘확’ 하고 솟구쳐 오르는 불꽃처럼 올 1/4 분기를 거치면서 그 열기를 한층 더해가고 있다. 지금까지의 서비스가 일종의 ‘시험버전’ 이었다면 7,8월은 국내 5대 이동통신사를 비롯해 무선인터넷 시장 선점 전쟁에 참가한 각종 솔루션, 컨텐츠 업체들이 그동안 축적된 기술의 본모습을 톡톡히 보여주는 ‘시점’ 으로 예견된다.

물론 ‘타오르는 불꽃’ 은 찬물만 끼얹으면 바로 꺼지는 순간적인 것이다. 그러나 700개 이상의 컨텐츠 및 솔루션 업체가 뛰어든 무선인터넷 시장이 갖는 내적인 의미는 정보통신 전체 시장에 있어서 남다르다.

사실 유선인터넷(‘기존의 웹기반 인터넷 서비스’ 를 지칭)시장은 ‘버블(Bubble)’ 이라는 질책이 대두되었던 만큼 비즈니스 모델이 당연히 갖춰야 할 ‘수익성’ 이 없다는 맹점을 지니고 있다. 결과적으로 올 하반기에는 M&A라는 이름으로 자생력 없는 웹사이트 업체들은 곧 몇몇 주도 업체 중심으로 구조 조정될 것이며, 또 일부 업체들은 또다른 형태의 단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재탄생하는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2000년 4월말 현재 이동전화 가입자 현황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이러한 변화의 파도 속에서 무선인터넷은 휴대폰, TV, 가전기기 등과 같은 ‘눈에 보이는 상품’ 과의 결합을 통해 인터넷 시장에 본격적인 수익창출의 물꼬를 터줄 대안으로 각 업체들간 사활을 건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미 앞서 질주해 나가고 있는 무선인터넷 대국인 일본의 상황은 시시각각 그 발전속도에 제트엔진을 단 것처럼 빠르다.

즉, 요즘 한국의 벤치마킹 모델로 무섭게 떠오른 NTT DoCoMo社의 i-Mode 서비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미 일본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13.3%를 차지하는 6백만 가입자수라는 쾌거를 필두로 요즘에는 ‘차세대 꿈의 이동통신’ 이라 불리우는 ‘IMT2000’ 에 바짝 거리를 좁히고 있다.

이에 세계적인 이동통신 솔루션 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IMT2000의 표준기술 3가지 CDMA, UMTS, 그리고 현재 NTT DoCoMo I-Mode 의 표준기술인 WCDMA 모두를 지원하는 통합 솔루션을 내 놓음으로써 아시아 시장을 겨냥, 일본은 물론 한국시장에 재빨리 진출했다.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 성장성 예측(ETRI)
2000(E) 2001(E) 2002(E) 2003(E) 2004(E) 2005(E) 연평균성장율 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 수입(10억) 503 856 1,458 2,008 2,526 2,964 44.3% 무선음성통신서비스 수입(10억) 4,203 4,705 5,079 5,222 5,401 5,548 5.8% 총 무선통신서비스 수입(10억) 4,706 5,561 6,537 7,230 7,927 8,512 12,7%

하반기 그 절정으로 예상되는 ‘무선인터넷 춘추전국’ 의 패권을 쥐기 위해 열심히 내달리고 있는 국내 5대 이동통신사, MCP(Mobile Contents Provider), 그리고 SP(Solution Provider) 등 지난달에도 꽤 화려한 이벤트로 일반인들의 폭넓은 참여를 유도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장밋빛 대안으로 떠오른 무선인터넷 시장은 향후 전개될 IMT2000 의 주도권 싸움과 함께 지금까지 공들여 쌓아온 고객들을 다른 경쟁사에 뺏기지 않으려는 불안 심리가 빚어낸 예산 낭비 등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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