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란 안 훙의 〈여름의 상승〉개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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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브루스 윌리스와 미셀 파이퍼 주연의 〈둘의 인생(Une vie a deux)〉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스토리 오브 어스(The Story of us)〉와 킴 베신저의 〈나는 아프리카를 꿈꾼다(Je revais de l'Afrique)〉, 연초에 아이맥스로만 개봉했던 디즈니의 〈판타지아2000〉이 일반 상영관에 개봉되어 새로이 박스 오피스에 올랐지만 다들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언론에게서도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해 조만간 간판이 내려질 운명이다.

〈이웃집 살인자(Mon voisin le tueur)〉라는 제목으로 개봉해 여전히 1위인 〈나인 야드〉는 3주 동안 80만을, 2위인 〈에린 브로코비치〉는 5주 동안 2백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자리잡은 뤽 베송 제작의 〈택시2〉는 천만을 눈앞에 두고 몇주째 뒷걸음질하고 있다.

이번주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주목할만한 영화로는 50,941명을 모아 12위로 개봉한 〈여름의 상승(A la verticale de l'ete)〉이다. 올해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분에 소개된 영화로 〈그린 파파야의 향기〉나 〈시클로〉로 이미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트란 안 훙 의 작품이다. 하노이시의 평범한 세 자매의 하루 동안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았다.

대부분의 언론이 호평으로 일관했는데 르 뿌엥의 올리비에 드 브륀은 "이 영화의 정제된 미적 극치는 어떤 비평도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렉스프레스의 에릭 리비오도 "차별화된 화면에서 오는 감독의 미장센에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라고 했다. 유독 뗄레라마의 마린느 랑드로만 혹평으로 퍼부었는데 "(영화내의) 가족사의 복합한 문제 때문에 감독 자신의 문제를 풀 수 없었다"라며 "코카콜라 맛을 알아버린 요리의 대가"라고 비난했다.

전세계에서 가장 늦게 미국영화를 수입한다는 프랑스도 넓어진 DVD시장(최근에는 DVD가 영화보다 먼저 수입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때문에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작년의 〈스타워즈: 에피소드1〉의 경우에 미국보다 6개월이나 늦게 개봉하여 전세계 최후 개봉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올해는 〈글래디에이터〉가 6월 20일에 개봉 예정이고 〈미션 임파서블2〉도 7월초에 개봉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비난이 없는 건 아니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만족할 만한 행동이라고 이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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