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역시 프로의 벽은 높다"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야구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화려하게 데뷔한 신인 선수들이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시즌 초반 신인왕 레이스에서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던 선수들이 주전 자리까지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의 부진에 빠진 것.

올 시즌 고졸 선수중 최고액인 2억8천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팀의 차세대 에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 받은 조규수(한화)는 갑자기 찾아온 부진에 괴로워하는 대표적인 경우다.

시속 140㎞대를 유지하는 스피드와 두둑한 배짱, 정교한 컨트롤로 시즌 초반 5연승을 거두는 등 동료 신인들 중 가장 앞서 나갔지만 이후 4연패, 7일 현재 5승5패에 처져 있다.

시즌 개막 전부터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던 SK의 이승호(19)도 마찬가지.

5승4패3세이브로 최하위팀의 투수로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선발과 마무리를 번갈아가며 무리하게 출전하는 동안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승호는 7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6회 구원등판, 역전 2점홈런을 맞아 팀 승리를 날려버리고 패전투수가 됐다.

삼성의 `차세대에이스'로 기대받던 이용훈은 4승3패에서 더이상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

승운 부족으로 몇차례 승리를 놓친 뒤 컨트롤이 무너져 시즌 초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신인 투수들이 겪고 있는 갑작스러운 부진의 공통된 원인을 체력문제로 들고 있다.

아마때와는 달리 전국을 돌며 매일같이 경기를 펼쳐야하는 프로야구에서 살아남을 만한 체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SBS의 김소식 해설위원은 "신인들이 체력문제로 고통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 "당장의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조언했다.(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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