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재상승 '숨고르기'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30일 이후 5일 사이에 무려 19%의 폭등세를 보였던 미국 증시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국내 주식시장도 지난달 30일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21%나 오르며 미 증시와 비슷하게 움직여온 점을 감안하면 국내 투자자들의 시선은 자연 미 증시로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주 미국 주가가 폭등한 가장 큰 이유는 경기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월가의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는 주식비중을 높일 것을 권하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기의 연착륙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 미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지금까지 나온 각종 경제지표로 볼 때 당장 이달 하순(27~28일)엔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5월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은 4.1%로 발표된 데다 소매판매.제조업 신규수주 등이 감소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최근 금리전망을 수정했다. 당초 이달 말 금리가 7%(현재 6.5%)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JP모건은 당분간 현수준에서 머물다 연말께가 되면 7%로 인상될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메릴린치는 연말까지도 현수준의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리전망이 바뀜에 따라 세인트루이스 소재 AG 에드워드스증권사는 지난 5일 자사의 모델 포트폴리오상의 주식편입비율을 55%에서 60%로 상향조정했고 대신 현금비율을 5%에서 0%로 줄일 것을 권했다.

그러나 오는 9일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생산자물가지수가 예상치(0.1%)보다 높게 나오면 증시가 예상외로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또 앞으로 취업자수를 수정 발표할 때 실업률이 줄어드는 쪽으로 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지난 3월과 4월 취업자수는 수정발표 때 늘어났다.

미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인 로버트 맥티어는 "한 두가지 지표로 경기변환 추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며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미국 투자가들이 주식편입비율을 높이면 자연히 국내 주가도 좋아진다. 최근 외국인들이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LG증권 투자전략팀 임송학 책임연구원은 "미 금리인상이 마무리된다고 해서 좋아할 일 만은 아니다" 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둔화는 중.장기적으로 한국의 수출둔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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