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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에도 안철수 바람 거세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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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한기자]

가을 분양이 본격화하면서 요즘 주택 분양시장에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분양에서도 정치권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안철수 바람`이 분다는 소리다.

안철수가 어디 부동산 투자를 한다는 이야기일까?

요즘 주택 분양시장의 트렌드를 쉬운 한자로 정리해보자. 먼저 ‘저렴한 분양가’, ‘넓은 실내 평면’ 등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좁게는 `실내 평면`을 강조하는 흐름에서 넓게는 실속을 강조하는 주택이 사랑받는 현상까지 포함해 ‘안(內)’으로 정리하면 그럴듯하다.

두 번째는 침체된 시장 상황에서도 분당선 연장선, 경전철 등 철도가 뚫리는 지역의 주택은 꾸준히 사랑받는다. 철도가 뚫리는 곳이란 의미로 ‘철(鐵)’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MB정권의 강력한 의지로 새로 생겨난 물길 주변 분양도 눈길을 끈다. 가장 먼저 개항한 경인아라뱃길 주변에서 벌써 분양물량이 나온다. 물길이 새로 나는 ‘수(水)’ 아파트가 주목받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분양시장 트렌드를 정리하면 정말로 ‘안철수’ 아파트가 주택 분양시장을 이끈다고 기막히게 정리된다.

이삭디벨로퍼 김태석 사장은 “주택시장에서 소위 ‘안철수’ 아파트 선호 현상은 사실 오래된 것”이라며 “내부 평면 등 실속을 챙길 수 있고, 지하철 등 교통 여건이 좋으며, 쾌적도가 높은 물길 주변 아파트는 언제나 시세도 높다”고 설명했다.

안(內), 저렴한 분양가, 차별화된 내부 평면 설계 주목

부동산 침체로 분양시장이 실거주 위주로 재편되면서 요즘은 개발 호재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대신 분양가나 넓은 내부 평면 등 차별화된 설계가 분양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전농7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 분양가는 애초 3.3㎡당 1600만~1700만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200만원은 싸게 나왔다. 일반 분양물량 중 가장 많은 전용면적 121㎡의 일반 분양가는 3.3㎡당 1300만~1400만원정도다. 이는 주변 같은 주택형의 시세보다 낮은 것이다.

대우건설은 수원 입북동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의 3.3㎡당 평균 분양가를 800만원대로 책정했고, 서해종합건설의 용인신동백 서해그랑블2차 아파트도 3.3㎡당 평균 분양가를 1070만원 수준으로 정했다.

이 두 건설사의 분양가는 해당지역에서 6년 전 다른 건설사가 공급한 아파트의 분양가와 비슷하다.

내부 설계에서 중소형임에도 4베이를 도입하거나 임대를 놓을 수 있도록 임대형 평면을 도입하는 등 실속형 주택이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지구인 서울 강남지구 3개와 부천 옥길지구에 있는 임대단지에도 주거 기능을 특화한 설계가 도입됐다.

서울 강남 A-3 블록은 1∼2인 가구 등 영구·국민 임대 거주자의 사회접촉을 늘려주기 위해 사랑방과 공동마당을 마련할 예정이며, 또 A-5에는 유럽식 중정이, 부천옥길 A-1블록에는 우리 전통을 형상화할 수 있는 부분을 착안해 디자인에 적용될 예정이다.

민간 단지에서는 올 초 김포한강신도시에서 분양한 반도유보라2차가 소형 주택형을 중대형처럼 활용할 수 있는 실속형 평면설계를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전용 59㎡형을 전용 85㎡ 이상에서만 볼 수 있는 부부욕실 내 샤워부스를 마련하는 등 소형 아파트의 자투리 공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 아파트는 이런 설계로 분양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포한강신도시 내 대부분의 아파트가 미분양인 상황에서 이 아파트의 계약률은 벌써 90%를 넘었다는게 해당 업체의 설명이다.

철(鐵), 교통호재 지역 시세도 탄탄

전통적으로 부동산시장의 가격상승세를 견인하는 주요원인은 교통호재다. 서울 및 수도권역의 교통망 확충 계획은 총 100건이 훌쩍 넘지만 실제 계획단계에서 실행에 옮기지 못한 노선들이 대부분이다.

실례로 서울 주요지역을 관통하는 개발계획인 ‘서울 경전철 사업’은 2008년 발표된 이후, 실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은 7개 노선 중 단 1개에 불과하다.

진행 중인 우이-신설노선으로 이전부터 공사 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공사가 본격화되는 노선이 없는 셈이다.

이런 와중에 오는 12월 말경 개통 예정인 분당선연장선, 2012년 10월경 개통예정인 7호선 연장선 주변 아파트가 관심을 받는다.

분당선 연장사업은 이미 개통된 분당선의 남부권역을 잇는 노선으로 올해는 죽전역~기흥역(구갈, 용인경전철환승)이 연결된다.

또 북쪽으로 선릉~왕십리, 남쪽으로 기흥~방죽이 2012년 말경, 방죽~수원은 2013년말께 개통된다.

지난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을 시작한 수원 입북동 서수원레이크푸르지오, 동백지구 인근 신동백 서해그랑블2차 등이 수혜단지로 꼽힌다.

7호선 연장선은 총 연장 10.2km 길이로, 서울 온수역에서 부천 중동·상동신도시를 관통해 인천 부평구청역까지 총 9개 역사를 연장하는 노선이다. 신일건업이 주거복합형 오피스텔로 짓고 있는 신일유스테이션 등이 수혜 대상이다.

또 내년 상반기 개통하는 수인선1차(오이도~송도) 구간의 논현2차 푸르지오시티, 송도 더샾 그린스퀘어 등도 눈길을 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교통망이 새롭게 뚫리기 위해서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많기 때문에 사업추진이 어느 정도 가시화 되거나, 완성단계에 이른 구간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수(水), 새로운 물길 주목

4대강 정비사업은 MB정권이 강력한 의지로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정책이다. 이 사업을 통해 새로 물길이 등장한다.

가장 빠른 성과를 내는 곳이 ‘경인아라뱃길’이다. 한강르네상스 및 마곡지구 워터프론트 사업의 경우 장기화 되는데 반해, 올해 완공되는 사업은 주목할 만하다.

한강과 서해를 연결하는 경인아라뱃길은 이달 내 개항할 예정이다. 수변을 따라 수향8경, 파크웨이 등 다양한 친수공간을 활용해 친환경 문화·레저·관광 공간으로 개발돼 한강 못지않은 시민들의 휴식공간이 될 전망이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 및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등과 연계해 관광 및 수상레포츠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에 인접한 인천 계양구와 서구 일대의 분양단지에 관심을 쏠린다.

동부건설이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 계양센트레빌 2차가 대표적인 단지다. 이 아파트는 경인 아라뱃길이 개통되면서 쾌적한 주거환경과 조망권 프리미엄을 얻을 전망이다.

쌍용건설이 서울 강서구 염창동 웅지·오성·염창연립을 재건축해 공급하는 쌍용예가도 경인아라뱃길 수혜 단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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