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여론조사, 정보화 소외계층 무시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인터넷을 이용할 경우 지금보다 더 빠르면서도 저렴한 여론조사가 가능하지만 자칫 인터넷 소외계층의 여론이 무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미 포틀랜드에서 열린 미 여론조사협회(AAPOR) 연례회의에서 참석한 전문가들은 인터넷 여론조사는 비용과 속도의 측면에서 기존의 전화 여론조사보다 훨씬 뛰어나지만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정보화 소외계층의 여론을 수렴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인터넷 소외계층은 대개 교육수준이 낮고 소득이 적은 사회적 약자"라면서 "이들의 여론을 무시하는 것은 무작위 표본추출 원칙 등 여론조사의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실례로 지난 39년 미 대선 직전 실시된 후보자 선호도 조사가 당시로서는 사치품인 전화와 자동차를 소유한 일부 계층만을 표본집단으로 삼아 실제 선거결과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마이크 트러곳 AAPOR 회장은 "인터넷은 여론조사에 있어 분명 미래의 물결"이라면서 "그러나 인터넷 인구는 전체 미 성인의 절반 정도로 인터넷 이용자를 표본집단으로 삼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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