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꼬꼬면 보다 맛있는 한·중·일 '동아라면' 만들었어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 대학 세미나실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수강하는 다국적 강의가 끝나고 중국 유학생 류천(劉臣), 일본에서 온 츠모리 사유리, 한국인 변웅걸 세 학생만 남았다. 마침 점심시간, 출출해진 세 학생은 라면을 끓여 먹기로 의기투합하고 웅걸씨의 자취방으로 향한다. 테이블 위에는 각자 가져온 한국, 중국, 일본 라면이 올라와 있다. 먼저 일본 라면. 사유리는 맛있게 먹지만 인기 개그 코너 ‘감수성’의 음악이 흐르면서 애매한 표정을 짓는 나머지 두 학생 머리 위로 ‘별로다’라는 말풍선이 뜬다. 다음은 중국 라면, 같은 식으로 류천만 맛있게 먹고 나머지 두 학생은 ‘애매하다’는 표정이다. 한국라면 역시 중국, 일본 학생에게는 너무 맵다. 세 나라 라면을 모두 맛보았지만 여전히 뭔가 부족하다. 이때 세 나라 학생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한번 해볼까”라고 외친다. 이들은 준비한 육수에 면을 끓인 뒤, 한국의 김치와 중국식 햄, 그리고 일본식 수육인 차슈를 곁들인 한·중·일의 맛이 한데 조화된 ‘동아라면’을 완성한다. 맛을 본 세 학생 모두 흡족한 표정이다.

지난 29일 열린 제1회 ‘한·중·일 캠퍼스 하모니’의 UCC부분에서 우승한 경희대 心포니팀의 작품 ‘우리의 꿈 하나라면…’(동영상 다운로드)의 내용이다. 이 작품은 최근 유행하는 라면 만들기와 인기 음악에서 힌트를 얻어 한중일의 조화를 재치있게 영상에 담아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날 행사는 각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학생과 중국, 일본 유학생들이 한 팀을 이뤄 한·중·일 삼국의 공동 번영과 화합을 주제로 UCC와 프리젠테이션을 경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중우호협회(이사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회장)이 주최하고 한·중·일 협력사무국과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등이 후원한 본 행사에 참석한 협력사무국 신봉길 초대사무총장은 축사에서 “향후 10년간 국제외교무대에서 한·중·일 협력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며 “여기 모인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펼칠 기회가 크게 넓어질 것”이라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프리젠테이션 부분에서는 ‘동북아 서로바라보기’(PPT 다운로드)라는 주제로 “서로 반목하면서도 많은 관광객을 교류하고 비슷한 언어를 공유하는 한중일 세 나라의 미래를 위해 3국 유학생 확대와 대학생 교류 네트워크를 강화하자”를 주장한 연세대 조규동, 왕차차(王洽洽), 키무라 아이리 팀이 우승했다. 한국외대의 ‘일찍 일어나는 새’(PPT 다운로드)팀은 “2+3+3학기제로 운영되는 3국 연합대학교를 설립해 이웃 나라에서 자국의 역사와 문화, 정치를 배워 균형잡인 시각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자”고 주장해 은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도 ‘3국에서 각각 오디션을 거친 가수들로 동북아 음악 그룹을 결성하자”, “과거 조선통신사를 확대 발전시킨 동북아 통신사를 만들자”는 등 참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고려대, 경희대, 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한양대, 한국외국어대에서 11개 대표 팀이 출전한 이날 대회의 우승팀 참가자들은 아시아나가 제공한 한중일 왕복 항공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