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IT주 나는 지금 사들인다" 사우디 부자 왈리드 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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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때 사서 비쌀 때 팔라는 것은 그야말로 주식투자의 ABC다.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 말을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한다. 남들을 따라 뇌동매매를 하다 쪽박을 차고 땅을 치는 비극은 여기서 싹튼다.

세계 8위의 억만장자인 사우디의 알 왈리드(43)왕자는 저점 매수, 고점 매도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는 대표적 투자자다.

그가 16일 "지금이 바로 첨단기술주의 매수 타이밍" 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킹덤 홀딩 컴퍼니를 통해 "최근 7개 인터넷.정보통신업체를 비롯, 총 15개 종목에 10억달러를 투자했다" 고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미 나스닥 시장이 연일 상한가를 칠 때 그는 "남들이 뭐라해도 좋다.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기술주가 과다평가돼 있다.

완전히 거품이 빠질 때까지는 절대로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겠다" 며 투자 일선에서 한걸음 물러섰다. 때문에 그는 최근의 폭락장세에도 불구, 거의 피해를 보지 않았다.

왈리드 왕자는 자신이 산 주식이 아마존.MCI월드컴.e베이.인터넷 캐피털 그룹.프라이스라인.인포 스페이스.더블 클릭 등 신경제주로 분류되는 7개 종목에 코카콜라.펩시콜라.AT&T.맥도널드.프록터 앤드 갬블.월트 디즈니.포드.질레트를 포함해 15개 종목이라고 밝혔다.

그는 종목 선정 기준에 대해 "나에게는 구경제주냐, 신경제주냐는 별로 중요치 않다.

가격이 70% 이상 떨어진 것들을 기준으로 했다" 고 말했다.

그는 MCI월드컴에 2억달러, AT&T에는 1억5천만달러를 투자했다. 이들 종목들은 왈리드 왕자의 투자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대부분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는 사막에 텐트를 쳐놓고 컴퓨터.무선전화 등 인터넷 주식거래에 필요한 각종 기기들을 이용해 직접 트레이딩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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