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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광운대 2년 새 20~30계단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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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숭실대와 광운대는 ‘학내 분규’ 시련을 겪었다. 숭실대 재단 이사회가 2001년 선임한 총장을 교수들이 거부하면서 학생들까지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교수와 학생이 재단을 상대로 200일 넘게 농성을 벌였다. 극한 대립 이후엔 학교 구성원들 간 반목만 남았다. 광운대는 1990년대 초 입시 비리로 재단이 공중에서 분해됐다. 10여 년 이상 관선이사 체제로 학교가 운영된 것이다. 관선 이사가 들어온 이후 곳간은 비었다.

 하지만 두 대학은 최근 확연히 달라졌다. 숭실대 변화의 중심에는 ‘덕장’으로 통하는 김대근(64) 총장이 있다. 2008년 취임한 김 총장은 매년 3월 우수학과를 선정해 최대 2억원까지 차등 지원하는 학과평가를 실시해왔다. 그는 성과가 부진한 교수들은 다독이며 끌고 나가고, 우수한 교수들에게는 포상금과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이런 노력으로 숭실대 인문사회 교수 1인당 논문수는 올해 전국 7위를 차지했고, 과학기술 교수 1인당 국제 논문수도 0.5편에서 0.9편으로 늘어나는 등 연구역량이 크게 향상됐다.

 장학금 등 학생들의 복지 혜택도 늘어났다. 김 총장은 매년 사재를 털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3000만원을 장학금으로 낸다. 그는 “나도 40여 년 전 상경해 어렵게 학비를 내며 공부했다”며 “어려운 환경일지라도 꿈과 열정이 있는 학생은 반드시 돕겠다”고 말했다. 그 결과 숭실대는 2008년 이후 교육여건·교수 연구 부문에서 성장을 거듭했다. 종합순위는 2009년 42위, 2010년 32위를 거쳐 올해 22위까지 뛰어올랐다.

 올해 28위로 2년 새 무려 30계단이나 뛰어오른 광운대 역시 중심엔 2009년부터 학교를 이끈 김기영(74) 총장이 있었다.

그는 “오랜 기간 관선이사 체제에 길들여진 구성원들의 패배의식을 떨쳐내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직접 강의를 맡아 ‘2012년 국내 대학 20위권 진입’이라는 학교발전 비전을 나누는 등 학생들에게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했다.

 김 총장은 직접 교수들을 만나거나 e-메일로 학교 사정을 설명했다. 그가 보낸 e-메일엔 “학교가 십수 년간의 정체기를 벗어나 국내 상위권의 위치로 빨리 교세를 회복하기 위해선 교수님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구절이 꼭 들어간다.

 이 대학은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7년간 총 10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그 덕분에 교수 한 명당 외부 연구비가 2009년에 비해 41단계나 상승해 전국 5위를 차지했다. 김 총장은 “교수나 학생 모두 이번에 도약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없다는 심정으로 나선 결과”라고 기뻐했다.

대학평가팀=강홍준 차장(팀장), 최선욱·강신후 기자
교육팀=김성탁·박수련·윤석만·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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