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연합체 해체 위기

중앙일보

입력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등 국내 선두 소프트웨어업체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리눅스전문업체 ㈜앨릭스가 참여업체들간의 갈등으로 설립 6개월여만에 파경위기를 맞았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앨릭스는 참여업체중 하나인 리눅스원이 출범당시 합의 사항이었던 `자본 및 개발인력의 공동투자'라는 대원칙을 지키지 않고, 지분철수 요구조차 수용하지 않자 마침내 해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앨릭스는 내주중 이사회를 열어 해체 또는 유지 두가지 방안을 놓고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지만 주요 주주사들은 해체쪽으로 기울고 있다.

앨릭스는 세계 리눅스시장 선점을 위해 안철수연구소와 나모인터랙티브, 리눅스 원,코난테크놀로지, 파로스, 모코코 등 6개사가 합작으로 지난해 12월 설립한 리눅스용 소프트웨어 개발전문업체.

참여업체들은 국제경쟁력을 갖춘 각사의 주력제품들을 리눅스용으로 개발해 일반인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단일 브랜드로 해외로 수출함으로써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리눅스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었다.

앨릭스는 당초 취지대로 지난 3월 윈도2000 출시를 하루앞두고 첫 작품으로 `리눅스6.2 배포판'을 출시, 세계 리눅스시장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아성에 까지 도전장을 내미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개발인력을 파견하지 않았던 리눅스원은 안철수연구소와 나모등의 수차례에 걸친 개발인력 파견요청에도 불응했고 마침내 지분철수 요구조차 수용하지 않아 안철수연구소 등은 `앨릭스 해체'라는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이로써 급성장하고 있는 리눅스시장의 성장세와 미국정부를 상대로 반독점 위반 소송에 휘말리고 있는 MS의 위축 등 앨릭스에 모아졌던 국산 리눅스의 세계시장 제패기대는 일단 무위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연구소측은 그러나 리눅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앨릭스의 간판을 내리는 대신 ㈜아델리눅스라는 회사를 새로 설립, 리눅스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앨릭스의 핵심 참여업체였던 나모인터랙티브와 리눅스원이 아델리눅스에 지분참여를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앨릭스의 관계자는 "아델리눅스는 자본금 5천만원으로 일단 설립을 마치고 대표 이사에 한국IBM의 이영규 OEM(주문자상표부착)
사업본부장을 영입, 선임했다"면서 " 나모와 리눅스원은 지분참여는 하지 않지만 협력사로 기존의 관계를 유지키로 했기 때문에 기존 앨릭스의 강점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철수사장과 함께 앨릭스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박흥호 나모인터랙티브 사장이 지분참여도 하지 않은 아델리눅스에 얼마나 협력관계를 유지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