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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자전거 나들이 좋은 때 … 메신저 백은 멋내기 포인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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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다양한 색과 디자인의 자전거가 늘면서 자전거용 의상도 색깔이 화려해졌다. 올 가을·겨울에는 절개선을 여러 개 넣고 각 면마다 다양한 색을 사용한 제품이 많다.


자전거를 탈 때도 패션 감각이 필요하다. 요즘 자전거 매니어들은 자신이 어떤 자전거를 타는가에 따라 복장도 다르게 갖춰 입는다.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자전거가 늘면서다. 올가을 자전거를 한번 타 볼 생각이라면 최신 ‘자전거 패션’ 정도는 파악해둬야 ‘구세대’ 소리를 면할 수 있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모델=강민창(K플러스)
촬영 협조=르벨로(자전거), 헤어·메이크업(바이라), 의상(질스튜어트뉴욕, 코오롱스포츠), 인케이스(가방), 아디다스(신발), 오클리(선글라스)

일반 캐주얼 의상을 입을 때는 신축성이 좋은 바지를 선택해야 한다. 재킷이나 외투의 길이는 엉덩이까지 내려 오는 게 적당하다.

도시형 자전거는 ‘로드’와 ‘미니벨로’가 대표적이다. 로드와 미니벨로를 구분하는 주된 기준은 바퀴의 크기와 서스펜션(안장 밑 완충장치)의 유무다. 로드는 직경 26~27인치(약 69㎝) 크기의 큰 바퀴를 사용하며 서스펜션이 없다. 먼 거리를 달릴 때 빠른 속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주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자전거 출근)족’이 즐겨 사용한다.

미니벨로는 바퀴 직경 20인치 이하의 자전거를 통칭한다. 바퀴가 작으면 순발력이 좋고 타기 편해 초보자들이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유용하다. 여가를 즐기기 위해 공원이나 한강 둔치를 달리는 이들이 많이 탄다. 로드와 미니벨로 외에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경륜용 자전거의 일종인 ‘픽시(fixed gear bike)’가 인기다. 변속기가 달려 있지 않는 싱글 기어 자전거다. 자전거를 이루는 부품이 적다는 게 큰 특징이다. 부품이 적고 구조가 간단하기 때문에 자전거의 여러 부분을 자신이 원하는 색깔로 바꿔 낄 수 있다.

최근의 자전거 패션은 이들 자전거를 중심으로, 기능을 중시하는 ‘로드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미니벨로·픽시족’으로 구분된다.

자전거, 패션 아이콘이 되다

픽시 자전거는 자전거를 이루는 부품수가 적고 간단해 내가 원하는 색깔의 부품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

‘미니벨로·픽시족’이라면 평상시 입던 편안한 캐주얼 의상을 입는다. 바지는 청바지나 면바지 모두 좋으나 가능하면 신축성 있는 소재를 선택한다. 티셔츠는 몸에 붙는 것을 입고 요즘처럼 바람이 선선할 때는 바람막이 점퍼를 준비한다. 코트나 재킷을 입을 때는 엉덩이까지만 내려오는 길이가 적당하다. 트렌치코트처럼 뒷자락이 길게 늘어지면 바퀴에 닿아 위험하기 때문이다. 신발도 평상시 신던 캐주얼한 운동화면 된다.

하지만 ‘스타일을 아는 진정한 픽시 매니어’ 되고 싶다면 따라야 할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첫째, ‘쫄쫄이 바지’만큼은 피할 것. 둘째, 사선으로 백을 두를 것. 셋째, 신발은 스웨이드 또는 가죽 운동화를 신을 것. 픽시 매니어 허재석(32·회사원)씨는 “어떤 옷을 입든 본인의 개성을 최대한 존중하지만 선수들이나 로드족이 입는 ‘쫄쫄이 바지’만큼은 피하는 게 암묵적인 규칙”이라며 “스피드보다는 개성이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가방을 멜 때는 반드시 어깨 줄을 사선으로 메는 ‘메신저 백’을 든다. 픽시 자전거의 출발이 뉴욕의 우편배달부용 자전거였기 때문에 그들이 했던 대로 전통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가방이 필요 없어도 메신저 백을 두르는 게 우리끼리의 멋”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신발도 까다롭게 고른다. 신발과 페달이 밀착되도록 ‘페달 클립(페달과 신발을 하나로 묶어주는 도구)’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때 신발 윗부분이 줄에 쓸리게 된다. 이 때문에 마찰 자국이 생겨도 자연스럽고 멋있어 보이는 스웨이드 또는 가죽 운동화를 즐겨 신는다. 픽시를 즐겨 타는 조수빈(29·그래픽 디자이너)씨는 “픽시족이 멋만 부리는 것 같지만 자전거를 탈 때의 안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요즘은 픽시족 사이에 헬멧 쓰기와 음악 안 듣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능성 옷으로 스피드를 즐기다

로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족’이라면 옷을 고를 때 기능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대부분 1시간 내외의 거리를 달려야 해 스피드와 바람의 저항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출족은 출퇴근 시 평상복을 배낭에 넣고 자전거를 탈 때는 기능성 옷을 입는다.

기능성 옷은 ‘쫄쫄이 바지’라 불리는 타이즈 바지처럼 몸에 딱 달라붙도록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예전에는 검은색 일색이었지만 최근에는 디자인도 다양해졌다. 자전거를 오래 타려면 관절을 움직일 때 편리하도록 바지의 사타구니 부분과 무릎 부분을 신축성 좋은 스판덱스 소재로 덧댄 옷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를 오래 타면 엉덩이에 통증이 오는데, 엉덩이 부분에 두꺼운 패드가 있는 ‘패드 바지’도 유용하다. 코오롱스포츠 추옥향 디자이너는 “올해 출시된 타이즈 바지들은 인체 흐름에 따라 절개선을 여러 개 두고 부분적으로 경쾌한 컬러를 많이 사용했다”며 “패션 연출도 쉽고 기분도 훨씬 밝아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올해는 바람막이 점퍼도 원색을 사용한 제품이 많이 출시됐다. 기능성 옷은 상의 디자인도 조금 다르다. 일단 티셔츠의 길이가 앞보다 뒤가 길다. 바람의 저항을 피하기 위해 몸을 숙였을 때 등과 바지 허리 부분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바람에 펄럭이지 않게 점퍼의 허리 밑단에는 단단한 고무밴드를 넣고 소매에는 벨크로(일명 ‘찍찍이’) 처리를 한 게 기본이다.

안전을 돕는 자전거 소품, 화려해지다

평상시에는 담요처럼 돌돌 말아 안장에 매달았다가 비가 오면 사용하는 비옷, 안장 가방, 양복 바지가 펄럭이지 않도록 잡아주는 줄, 바퀴에서 튀는 흙탕물을 막아주는 가림막(왼쪽부터). [촬영협조: 르벨로]



자전거를 탈 때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때문에 자전거용 소품들은 안전과 스타일을 동시에 고려한 디자인이 인기다. 자외선, 바람, 날벌레, 오염된 공기 등을 차단할 때 쓰는 버프(원통형 스카프)는 프린트와 색깔이 화려해졌다. 스포츠용 고글도 테와 렌즈 색이 다양해졌다. 자전거용 헬멧은 무게를 가볍게 하고 머리에서 나는 열을 식히도록 구멍이 많은 게 특징인데 구멍의 모양과 색깔을 달리 한 것들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 자전거에 필요한 작은 도구들을 넣고 다닐 수 있게 안장 밑에 다는 가방도 가죽 소재로 고급스럽게 디자인된 것이 눈에 많이 띈다. 비가 올 때를 대비해 안장에 달 수 있도록 한 비옷도 체크무늬 케이프(판초 스타일)로 만들어 일반적인 패션 의상으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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