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바이러스 유포자는 '여성'

중앙일보

입력

전세계 컴퓨터를 강타했던 지난 주말의 '러브 바이러스' 유포자는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스물세살의 여성인 것으로 8일 밝혀졌다.

판필로 락슨 필리핀 경찰 총수는 이날 AFP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 유포자는 마닐라 중산층 가정 출신의 컴퓨터 관련 학교에 다니는 23세의 여성 "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경찰은 지난 4일 러브바이러스가 전세계의 컴퓨터 장애를 일으킨 직후 중.하류층의 23세 남자를 범인으로 지목해왔다.

판필로 경찰 총수는 또 "컴퓨터는 주인 외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범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처벌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고 밝혔다.

그는 "필리핀에 컴퓨터 해커나 바이러스 제조자에 대한 처벌을 명시한 법률이 없다는 점도 범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이유" 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러브 바이러스 유포자를 찾는 수사에 공동 참여하고 있는 미국의 연방수사국 (FBI)
과 국제경찰 (인터폴)
은 처벌을 공언하고 있어 수사결과에 따라 필리핀 당국과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멜리사 바이러스의 유포자 체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프레드릭 브죄에르크는 이날 "러브 바이러스는 오스트리아에 거주하는 독일인 학생의 소행" 이라고 주장하며 "필리핀 용의자의 컴퓨터는 단지 바이러스의 매설장소로 이용됐을 뿐" 이라고 밝혀 그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 4일 최초 발견된 이후 변종바이러스가 출현하는 등 계속 확산되고 있는 러브 바이러스는 전세계 약 4천5백만대의 컴퓨터에 장애를 일으켜 1백억달러 가량의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장정훈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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