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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 67% 줄일 해법 … 동해에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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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해양심층수연구센터 김현주 센터장이 심층수를 이용해 냉방하는 시설인 열교환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값싸고 부식에 강한 열교환기 재료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이찬호 기자]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심층수연구센터 사무실 천정에는 2개의 에어컨시설이 있다. 하나는 전기를 사용하는 기존의 냉방 전용 시설이다. 다른 하나는 해양심층수를 활용해 냉방과 난방을 함께 할 수 있는 시설이다. 올 여름 기존 에어컨시스템과 해양심층수 냉난방시스템을 일주일마다 번갈아 가동했다. 해양심층수 냉난방시스템과 기존 냉방시스템의 효율과 성능을 비교 실험하기 위한 것. 센터는 해양심층수 냉난방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비용을 86% 절감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67%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먹는 물과 기능성 식품 제조 등에 활용하던 해양심층수가 녹색 에너지원으로 등장했다.

 해양심층수연구센터는 해양심층수 냉난방시스템을 7월부터 실험 가동했다. 미국과 일본 일부 지역에서 해양심층수를 냉난방에 활용하고 있지만 이 시스템을 설치해 가동하는 곳은 해양심층수센터가 국내 처음이다. 일반 바닷물을 활용한 냉반방시스템은 한국해양대가 2009년 국제교류교육원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센터에 설치된 해양심층수 냉난방시스템은 60RT(Refrigeration Ton) 규모. 1RT는 33㎡을 냉난방할 수 있는 규모로 해양심층수센터의 시스템은 2013㎡의 건축물에 냉방을 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섭씨 2도 정도인 심층수의 차가움을 열 교환을 통해 냉방열로 사용한다. 또 난방은 히트펌프를 순환하는 작동유체를 응축할 때 나오는 열을 난방열과 온수로 사용한다. 지열(地熱) 냉난방에 사용하는 히트펌프를 반 병렬과 반 직렬로 연결한 탠덤식을 개발해 적용했다.

  센터는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냉방의 경우 연간 629만원의 전기료를 110만원으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연간 3262만원의 기존 기름보일러 가동 비용도 400만원의 전기료만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즉 연간 3891만원의 냉난방비용을 510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 기존 냉난방시스템 사용할 때 발생하던 83t의 이산화탄소도 26.7t으로 감소된다고 봤다.

 한국해양연구원은 심층수연구센터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강릉 녹색시범도시에 1000RT 규모(난방 3.5㎿)의 심층수 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100㎡ 아파트 330가구에 냉난방을 할 수 있는 규모다. 연구원은 올해 설계하고 2012년 제작해 2013년에는 설치할 계획이다. 김현주 해양심층수센터장은 “우리가 이용하는 1차 에너지의 절반 정도는 냉난방과 급탕용으로, 이를 절약하는 것은 전체 에너지의 1/4 이상을 절약하는 것과 같다” 고 말했다.

글, 사진=이찬호 기자

◆해양심층수=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이하에 있는 바닷물. 수온이 섭씨 2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영양염류가 매우 풍부하다. 유기물이나 병원균이 거의 없다. 먹는 물과 식품 및 화장품 등 기능성 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 수산물을 기르거나 농산물 재배에도 사용된다. 해양심층수센터는 수심 300m와 500m에서 하루 2000t의 심층수를 취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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