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컴바이러스 파괴력...성역이 없다

중앙일보

입력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컴퓨터 바이러스 `러브''의 등장에서 나타나듯 컴퓨터기술 발전과 병행해 바이러스의 침투력과 파괴력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기 전, 초기의 컴퓨터 바이러스들은 PC통신망을 통해 일부보안이 허술한 컴퓨터에 침투, 파일을 지우거나 시스템을 다운시킬 뿐 다른 컴퓨터에까지 확산되는 일은 없었다. 또 당시에는 컴퓨터나 PC통신 이용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바이러스로 인한 피해나 사회적인 파장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컴퓨터 관련 기술이 발전하고 인터넷 보급과 이용이 확대되면서 바이러스의 `능력''도 덩달아 놀라울 정도로 향상돼 단순히 침투한 컴퓨터만을 파괴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지난해 전세계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멜리사'' 바이러스처럼 e-메일을 통해 다른 컴퓨터에도 침투하는 전염성까지 지니게 됐고 일부 바이러스는 스스로 파괴력을 업데이트하는 능력까지 지니게 됐다.

이에 한술 더떠 이번에 새로 등장한 `러브'' 바이러스는 침투한 컴퓨터 내의 e-메일 주소록을 스스로 검색, 새로운 e-메일을 생성해 송고함으로써 자체적으로 바이러스를 확산시키고 있고 1시간 안에 12만대의 컴퓨터를 공격할 정도의 엄청난 파괴력까지 지녔다.

더 나아가 컴퓨터 보안전문가들은 현재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휴대폰이나 팜톱 컴퓨터같은 무선장비를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시맨텍은 이미 팜톰 컴퓨터 업체를 위해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 무선장비를 통해 확산되는 바이러스가 출현할 경우 즉각 배포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점점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고, 정교해지고, 이용이 확대될수록 바이러스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하면서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이용하는 인간의 자세라고 강조한다.

미 보안업체 IFsec의 데이비드 렘니츠 회장은 "바이러스가 더욱 정교해지고 사람들의 네크워크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할 수록 바이러스 파괴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아무리 보안기술이 발전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보안책임자인 스콧 컬프는 "컴퓨터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이 기술을 악용할 가능성도 아울러 높아진다"면서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인간으로 인간의 문제는 기술로 해결이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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