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로 생보 상장 무산론 대두

중앙일보

입력

주가 하락으로 삼성.교보생명의 상장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4일 보험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장이익 배분 문제로 당국과 업계간 현저한 시각차 노출, 두차례 공청회 이후 지연되고 있는 삼성.교보의 상장 건이 자칫 무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두 회사의 상장은 지난 90년대초부터 추진됐으나 그 때마다 주식시장이 혼미상태에 빠짐으로써 2~3차례 유보를 거듭, 오늘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이같은 판단은 신빙성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기업공개 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두회사가 동시에 상장할 경우 증시 물량압박은 적어도 3조원이 넘어설 것이라는 추산이다. 따라서 주가지수가 낮아도 9백 포인트는 돼야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상장에 대한 삼성.교보생명의 각기 다르 입장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삼성차 부채문제와 관련, 상장을 미루기 어려운 처지인 반면, 교보는 상장의 방식여하에 따라서는 경영권 유지에 위협마저 예상됨에 따라 소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금감원은 다음주 중 생보사 상장문제를 맡을 외국계 컨설팅사를 발표하면서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상장안을 확정해 시행한다는 방침을 거듭 표명하고 있다. 컨설팅 결과로 나온 안과 업계안을 놓고 절충점을 찾는 대타협을 시도하면 업계로서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당국의 계산에는 증시 상황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의 상장문제는 올 하반기 증시 상황에 따라 극히 유동적으로 바뀔 공산이 높다" 고 전제, "적어도 두 회사를 올해 동시에 상장하기는 불가능할 것" 이라고 밝혔다.

허의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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