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첫 노사분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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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벤처기업 노동조합이 발족 3개월만에 와해될 상황에 처했다. 지난 2월초 창립한 전자상거래 업체인 멀티데이타시스템(서울 역삼동)의 노동조합이 사측과 극한 대립을 하고 있는 것.

노조는 2월중순부터 개시된 단체협상이 10차례에 걸친 교섭에도 불구하고 결렬되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접수시켰고 이에 맞서 사측은 지난달 28일 병역특례지정업체를 자진 반납키로 결정했다.

전 직원이 20여명인 이 회사는 15명의 노조원중 병역특례요원이 9명으로 병역특례지정업체가 취소될 경우 퇴사할 수 밖에 없다.
노조는 회사의 특례업체 취소신청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보복조치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도 내놓고 있다.

오덕영 노조부위원장은 "입사 2년이 된 대리가 65만원이라는 저임금에 혹사당하는 실정" 이라며 "특례업체 취소가 확정되면 특례요원은 3개월안에 다른 특례업체에 취직하지 못할 경우 군대를 갈 수 밖에 없다" 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태화 사장은 "벤처기업의 특성상 야근을 자주 할 수 밖에 없는데 야근 수당을 요구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조건을 내세워 극단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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