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북한 근로자 중국보다 월등히 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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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력이 동남아나 중국보다 질적인 면에서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북한 근로자들은 남한의 설비와 기술 지원을 받아 이뤄지는 제품 생산에 적극적이고 협조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본사 기획취재팀이 남북 정상회담 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 경협에 대비, 현재 북한에서 위탁가공업을 활발히 하고 있는 담배인삼공사.엘칸토 등 국내 10개 업체 핵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북한 근로자의 질과 인식도' 를 심층 인터뷰한 결과다.

조사 결과 10개 업체 모두가 북한 근로자들의 생산성과 책임감.적극성 등을 종합한 노동력의 질(質)이 '아주 좋다' 거나 '좋은 편' 이라고 평가했다.

중국과 동남아보다 나은 것은 물론 '남한 노동력에 못지 않다' 거나 '남한보다 낫다' 고 응답한 곳도 4개 업체에 달했다.

또 대부분의 업체 관계자들이 "납기를 맞추기 위해 북한 근로자들이 스스로 야근을 하거나 기술.공정상 개선점을 제안하는 등 업무에 적극적이었다" 고 대답했다.

특히 조사 대상 중 북한 근로자들로부터 '적대감' 이나 '거부감' 을 느꼈다고 응답한 업체는 한곳도 없었다. 대신 남북 협력기업 근무에 대해 '자부심' 을 갖거나 자발적인 물자 절약을 실천했다는 응답 업체가 7곳이었다. 북한측 파트너나 근로자들과의 마찰로 생산 차질을 경험한 업체는 한곳도 없었다.

현재 북한과의 사업 협력 성과에 대한 만족도도 '아주 만족' 5개사(社), '대체로 만족' 1개사인 반면 '불만족스럽다' 는 업체는 1개사에 불과했다.

향후 남북 경협 전망도 8개사가 '아주 밝다' 거나 '밝다' 고 응답했다.

그러나 현재의 협력사업이 '순수익을 내고 있다' 는 업체는 없었고, '시장 및 생산기지 선점' 을 위한 장기투자라고 밝혔다.

'남북 경협의 걸림돌이 무엇이냐' 는 질문(복수 응답)에서 대부분 업체가 사회간접자본(SOC)시설 부족(9개사)과 '자유로운 접촉 제약' (8개사)을 꼽을 정도로 이들 문제 해결이 급선무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 부족' 을 주된 장애요인으로 지적한 업체는 2곳이었다.

이번 조사 대상엔 의류.봉제 등 단순가공에서 전자제품 조립.화학제품 생산업체까지 망라돼 있으며, 인터뷰 대상자는 1998부터 지금까지 북한을 집중적으로 방문해 북한 근로자들을 직접 접촉하며 남북한 협력공장 경영에 간여한 이들이다.

기획취재팀〓김기봉.이상렬.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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