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평발도 제2의 박세리 될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유재돈의 해피골프클리닉

한국골프필라테스협회
유재돈 회장

KPGA 선수중 무릎안쪽의 통증을 호소하면서 찾아온 선수가 있었다. 약도 쓰고 주사도 맞아보고 테이핑도 해 보지만 그 때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재발된다는 것이다. 무릎의 검사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검사결과, 발의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원인이 발에 있었기 때문에 무릎의 문제가 개선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본인도 원인에 대해 반신반의했었지만, 발의 치료 후에 무릎의 호전증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니어 선수들을 검사하다 보면 발의 문제를 흔히 발견하게 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평발이다. 평발(PesPlanus)이라고 하면 비정상적인 내전(內轉.pronation) 즉 발의 안쪽부분의 아치가 내려앉아서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닿아 있는 것을 뜻한다. 이에 비해 보통의 정상적인 발은 아치가 살아있어서 몸무게를 분산시키고 지탱하는데 효과적인 구조를 하고 있다.

발의 아치에 대해 조금 살펴보자면 이러한 아치는 여러 개의 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프랑스의 독립문이 여러 개의 돌이 나누어져 아치를 이루는 형태로 되어 있는 것과 같다. 이러한 구조가 건축학적으로 볼 때, 지지력이 강하다고 하니 몸무게를 받아내야 하는 발에서 이러한 지지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대단한 공학이 적용되었음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평발이 골프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첫째는 적절한 체중이동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골프에 있어서 발의 역할은 매우 크다고 하겠다. 특별히 백스윙 때의 오른쪽발로의 체중이동에서 팔로우에서의 왼발로의 체중이동이 이루어 지는데 특별히 한쪽 발만 평발이 진행된 경우, 체중이동을 지탱할 중심축이 무너지기 때문에 한쪽방향으로 엉덩이가 빠지는 스웨이(sway)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

둘째는 하체의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안정된 하체를 원하는 것은 모든 골퍼들의 바램이다. 그런데 평발화가 진행될 수록 발목의 모양이 꺾여지기 때문에 발목의 안정성은 떨어지게 된다.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 하체의 첫 번째 관문이 발목이 흔들린다면 하체의 균형은 이미 보장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셋째는 체중의 분산이 어려우므로 피로도가 높아진다. 골프는 무려 4시간 이상의 발의 사용을 요구한다. 발은 스윙 시에 물론 가장 많은 몸무게를 감당해야 하지만 홀에서 홀로 걷는 시간과 퍼팅 등의 여러 가지 상황에서 잠시도 쉬지 않고 혹사를 당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상인 발도 피로가 누적될 터인데 평발의 문제는 체중의 적절한 분배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발의 피로도를 상당히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과거에 평발인 경우, 행군의 어려움 때문에 군대를 가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해 볼 수 있다.

넷째는 무릎과 힙의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다. 발의 문제는 발 자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무릎과 힙, 더 나아가서는 골반까지 영향을 미친다. 특히 평발의 경우는 무릎의 안쪽에 몸무게를 집중시키기 때문에 무릎안쪽의 통증을 호소할 경우, 반드시 발의 문제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골프에 있어서 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어려서부터 스윙연습을 많이 하는 주니어 골퍼의 경우, 발의 문제를 반드시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몸의 상태를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은 결코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최고의 스윙을 만드는 기본을 쌓는 길이기도 하다. 현대에 있어서 편평해진 지면과 아스팔트에서의 생활로 사실 모든 사람이 발의 문제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평발인 아이들은 체중이동이나 하체의 지지력이 중요한 골프스윙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고려할 때, 박세리나 신지애 같은 최고의 골퍼가 될 가능성은 정상에 비해 낮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발의 문제는 평발의 문제를 포함하여 상당히 복잡한 양상을 가지기 때문에 발 자체의 모양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따라서 미래의 스타를 꿈꾸는 주니어 골퍼의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발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TIP. 발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골프필라테스 동작

준비자세 : ① 똑바로 선 상태에서 한쪽 발등을 바닥에 댄다. 이 때 발가락의 위쪽이 바닥에 닿도록 하여야 하며 발가락만으로 지지해서는 안 된다. ② 골반의 정면을 보고 있는 자세를 유지하고 골프채나 봉을 양쪽 손으로 어깨높이까지 들며 골반과 어깨의 수평을 유지하도록 한다. 동작 : ① 허리와 골반의 높이를 유지하면서 숨을 내쉬면서 발등이 닿아 있는 반대쪽의 다리를 내린다. 10초 정도 가볍게 내린다. 이 때 닿아 있는 발등의 가볍게 이완 될 정도로 내려야 하며 너무 세게 눌러서 발목에 무리를 주면 안 된다. ② 숨을 들이마시면서 다시 준비자세로 돌아온다. 각각 다리를 번갈아 가며 8회 반복한다.

유재돈 한국골프필라테스협회장

'유재돈의 해피골프클리닉' 칼럼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