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서 '코리안 벤처' 각광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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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맥코비 컨벤션센터에서 지난 17일 개막된 세계적 정보통신 박람회인 `춘계컴덱스2000(COMDEX Spring 2000)''에서는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한국 벤처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한국은 6천여평의 넓은 전시장 중앙에 참가국중 유일하게 국가관을 개설, 대규모 공동부스를 마련함으로써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고 또 미국(278개사) 다음으로 많은 34개 업체가 이 박람회에 참가했다.

국내 벤처들의 선전은 무엇보다 관객들의 높은 관심에서 잘 나타났다. 전시회장중앙에 마련된 한국관에는 미국.유럽 등의 바이어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시카고 무역관의 이종태 관장은 "처음으로 대규모로 참가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높을 줄은 몰랐다"며 "국내업체들이 독특한 제품을 많이 내놓아 외국관람객들의 평가가 좋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들이 내놓은 제품 가운데 외국바이어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끈 제품은 ㈜아리수인터넷의 화상채팅.인터넷폰 소프트웨어였다. PC를 통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인터넷으로 전화를 할 수 있는 이 제품은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어 시카고 현지 방송에서 촬영을 나오기도 했다. ㈜아리수인터넷의 김상동 사장은 "2억원에 이르는 고가제품이지만 미국.유럽 등의 여러 외국업체들로부터 구매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2차원 영상을 실시간으로 3차원 영상으로 변환시켜주는 소프트웨어를 선보인 ㈜소프트4D의 부스에도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PC와 VCR 등에 소프트웨어를 장착시킨 뒤 입체안경을 쓰고 비디오나 게임, 사진등을 보면 3차원 영상이 구현되는 제품으로 ㈜소프트4D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소프트4D는 현재 세계 11개국에 이 제품의 특허를 출원중이며 박람회 기간중 일본 소니 등 세계적인 업체들로부터 전략적제휴를 제의받기도 했다.

광마우스 전문업체인 ㈜팬웨스트는 세계 광마우스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항할 수 있는 업체로 주목을 받았으며 ㈜아르테크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8㎜의 MP3플레이어를 내놓았다.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TV업체인 ㈜삼테크는 미국 인포메이션디자인 테크놀로지사로부터 600만달러 규모의 구매제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차세대 소프트웨어 기술이 대거 출시된 이번 박람회에서는 차세대 운영체제로 각광받고 있는 리눅스와 MS 윈도 진영의 치열한 대결이 눈길을 끌었다. 리눅스 진영은 별도의 `리눅스비즈니스엑스포관''을 만들고 40여개의 솔루션을 내놓아 취약한 애플리케이션 보강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맞선 MS는 2백여 협력업체와 함께 전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하는 `MS파트너관''을 세우고 수성에 나섰다.

전자상거래 솔루션의 대표적인 기반기술로 떠오른 XML, PC 기반의 유선인터넷을 제치고 급속히 부상하는 무선인터넷기술, 응용디바이스 등도 관람객들의 주된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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