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선발전 뒷말 낳고 종료

중앙일보

입력

올림픽 마라톤 대표선발전이 이번에도 개운치 않은 뒷말을 낳은 채 7개월간의 레이스를 마감했다.

코오롱 내분사태가 파국으로 치닫던 지난해 10월 불안한 스타트를 끊은 대표선발전은 여자부에서 오미자(익산시청) 혼자만 티켓을 확보해 바르셀로나올림픽이후 8년 만에 `부도'를 냈다.

코오롱과 결별한 김이용(상무)과 권은주는 각각 군입대, 부상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좌절해 아쉬움을 더했다.

이번 선발전은 이봉주가 한국 최고기록으로 재기에 성공하고 정남균(한체대)이란 깜짝 스타를 배출했으나 한편으로는 대한육상경기연맹의 매끄럽지 못한 행정등 부작용을 아울러 남겼다.

육상연맹은 선발전 기간인 지난 1월 로비의혹 속에서 4월 전주∼군산대회를 승인, 선수들간 눈치싸움을 조장하고 동아마라톤 대회조직위와 한체대측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형재영(조폐공사), 오미자 등 일부 선수, 지도자들의 페어플레이 실종도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국가대표 형재영은 로테르담에 간다고 발표해놓고 정남균이 동아마라톤에서 우승하자 전주∼군산대회로 발길을 돌려 빈축을 샀다.

오미자의 경우 동아대회 출전후 불과 3주 만에 전주대회에 나서 국내 2위기록을 세운 점이 투혼의 상징으로 평가된 케이스.

그러나 `선수는 조력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무시하고 올림픽 기준기록통과를 위해 남자 팀동료와 시종 레이스를 함께해 `꼭 저렇게 해서라도 올림픽에 가야하나'라는 서글픔을 남겼다.

`올림픽 지상주의'에 얽매인 육상계 풍토를 일신하려면 육상연맹부터 솔선수범해야한다는 지적이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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