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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에 사라질 9가지 물건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리는 끊임없는 변화 속에 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 지폐가 신권으로 처음 바뀔 때만 해도 어색해서 못 쓰겠다며 구권을 꼬깃꼬깃 꺼내서 사용하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구권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빠르게 변화에 적응했다. 나도 모르게 일어나는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변화들.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것들이 몇 년 후면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

최근 미국의 미래학자 찰스 포프가 '우리 생애에 사라질 9가지 사물들'을 예측해 소개했다. 우체국, 신문, 도서 등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인터넷과 모바일 등 현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이들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변화는 새롭고 설레지만 때론 씁쓸함과 아쉬움을 가져온다. 우리 생애에 사라질 9가지 사물들, 과연 어떤 것이 꼽혔을까.

유혜은 리포터

1. 우체국

이젠 우체국 없는 세상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쪽지, 편지 등은 물론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등 각종 행사 인사도 모두 컴퓨터로 해결하고 있다. 굳이 손으로 편지를 써 우표를 붙이고 우체통에 넣는 수고를 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우체국은 매년 적자에 시달려 이를 장기적으로 유지해 나갈 재정적 여건이 충족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의 우편 및 화물특송 회사인 페덱스(FedEx)와 유피에스(UPS)가 성업을 이루며 우체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우체국에서 오는 우편물은 공과금 고지서나 선거우편물이 전부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마저도 e-메일, 문자 메시지 고지서가 생기며 사라지고 있다.

2. 수표

신용카드·인터넷 뱅킹이 널리 보급화되면서 수표 사용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최근엔 직불카드 이용자들이 많이 늘어나 수중에 현금을 소지하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게다가 수표는 대체로 큰 금액이어서 분실이나 도난의 우려가 있다. 그래서 지갑에 소지하는 것 자체를 꺼린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실용성이 떨어지는 수표는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2018년 수표 사용을 전면 중단하기 위한 시스템을 가동 중이라고 한다.

3. 종이 신문

인터넷이 보편화됐다. 온라인 뉴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반대로 종이 신문의 구독자는 격감하고 있다. 젊은 세대에겐 종이 신문보다 온라인 뉴스가 더 친숙하게 느껴질 정도다. 또 대부분의 신문사가 온라인 판을 제작하면서 굳이 돈을 내고 사서 읽지 않아도 종이 신문에 보도된 내용 그대로 구독이 가능하다. 더욱이 온라인 뉴스는 거의 실시간으로 세상사를 전달한다. 하루 늦게 배달되는 신문은 이미 구문이 된 지 오래다. 최근엔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면서 모바일 뉴스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종이 신문이 설 자리는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4. 도서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이용이 늘면서 전자 책(e-book)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책 내용을 텍스트로 입력해 하나의 파일로 만들어 각종 기기에 연결해 본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e-book을 보는 사람을 이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e-book은 실용성과 간편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좋아져 전자 책의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도 종이 책이 아예 세상에서 사라지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그러기엔 아직도 책 냄새를 맡으며 책장을 넘기고, 책갈피를 꽂아가며 독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5. 유선전화

언제부터인가 거리와 동네 수퍼마켓에 어김없이 자리잡고 있던 공중전화부스가 사라졌다. 집에서도 유선전화를 쓰는 양은 크게 떨어졌다. 휴대 전화가 유선전화의 자리를 대체했다. 특히 요즘 휴대 전화의 기능은 아주 다양하다. 지역번호에 따른 차별 사용료도 부과되지 않는다. 가족 패키지 요금제까지 출시돼 일반 가정 집에서는 유선 전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다 인터넷을 이용한 무료 통화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유선전화를 보유할 이유가 없어진 셈이다.

6. 음악 산업

음악이 사라진다는 것. 추상적인 표현이지만 안타깝게도 사실이다. 음악 산업이 오랜 침체기를 겪으면서 최악의 상황엔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CD나 음반이 없어도 인터넷을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하는 사람도 늘어나 이젠 아예 음원 출시를 꺼리는 음반 관계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여러 매체나 다운로드 방법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돼 순수 음악 산업은 점차 그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7. 텔레비젼

TV 방송국의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경제 악화로 인한 재정난이 아니다. TV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인터넷을 통해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인터넷 개인 방송국까지 생겨 인기 프로그램을 중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해외에 나가서도 인터넷을 통해 국내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TV 시청을 할 시간에 비디오 게임이나 그 외 다른 취미 생활들을 즐기고 있다. TV프로그램을 정시에 시청하는 수요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TV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TV가 이미 우리 생활의 굵직한 일부분을 차지한 만큼 정보화 시대에 그만한 대중 매체도 없기 때문이다.

8. 컴퓨터 관련 장치들

컴퓨터 작업을 하다 보관하고 싶은 문서나 사진이 있으면 하드웨어 혹은 USB에 저장을 한다. 하지만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 포맷을 시키거나 USB를 분실할 경우엔 꼼짝없이 내용물을 그대로 날려버리게 된다. 미래에는 이런 일이 아예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굳이 각종 부품을 이용하지 않아도 인터넷 자체에 마련된 나만의 저장 공간에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대중적으로 보편화 되진 않았지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쉽게 말해 '개인 웹하드'로 이 곳에 파일을 저장해 놓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미래엔 하드 드라이브나, CD, USB 등의 각종 저장 장치도 보기 힘든 골동품이 될 것이다.

9. 개인 정보

우리는 개인 정보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신상 정보 확인이 가능하고 모바일을 통해 위치 확인이 가능하다. 최근 모 포털사이트는 회원들의 개인 정보를 몽땅 도둑 맞기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미래엔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도 보장되지 않는 시대가 올 전망이다. 최근엔 상대의 위치 확인과 이동 경로, 문자 메시지와 통화 목록까지 확인 가능한 스마트폰 어플이 나왔다. 이에 뒤질세라 자신의 위치를 거짓으로 숨길 수 있는 위치 방어 어플까지 나왔다. 훗날엔 '나'를 '나'라고 말하지 못하고 '너'를 '너'라고 부르지 못하는 어지러운 세상을 살게 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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