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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야구 도시’ 고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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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야구 도시 부산만큼 야구 열기로 뜨거운 도시가 있다. 바로 고양시다. 200개가 넘는 야구 동호회가 있을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야구를 즐긴다. 지난 8일에는 일산 서구 대화동에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이 문을 열었다. 국가 대표 훈련이 없을 때에는 지역 내 야구동호회나 학교 야구부에게 구장을 빌려줄 계획이라는 소식에 고양시 야구인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역 리그, 고양 야구 열기 견인차 역할

 10일 오후 7시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 ‘공놀이야’팀과 ‘코코’팀의 친선 경기가 한창이다. 2회 말. “땅!” 공놀이야 김용희(38·탤런트)씨의 배트에 맞은 공이 포물선을 크게 그리며 날아갔다. 1루에 있던 선수와 김씨가 사력을 다해 달렸지만 수비가 조금 더 빨랐다. 심판이 큰 소리로 ‘아웃’을 외쳤다.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김씨가 걸어 나왔지만 공놀이야 대기석의 분위기는 이미 달라졌다. 고양시청 야구팀 ‘코코’를 상대로 힘겨운 경기를 이어가던 공놀이야에게 김씨의 ‘한 방’은 경기 흐름을 바꾸는 기폭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8점 차까지 크게 벌어졌던 점수차는 바뀐 분위기를 타고 점점 좁혀졌고 마지막회에는 마침내 동점을 기록했다.

 2009년 창단한 공놀이야는 고양시에 살고있는 연예인과 방송관계자들이 주축이 된 팀으로 지난해 고양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만큼 최강이다. 경기 중반까지 공놀이야를 무섭게 공격했던 코코는 고양시 공무원으로 구성된, 조직력이 뛰어난 팀이다.

 고양시에는 현재 200개가 넘는 야구 동호회가 활동 중이며 이 중 90개 팀이 고양시야구협회·연합회(이하 고양시야구협회)에 등록돼 있다. 고양시야구협회에 등록된 야구단은 매년 GBA리그와 고양리그 등 지역 리그를 통해 순위 경쟁을 펼친다. 리그를 통해 서로의 실력을 겨루고 친목을 도모하는 사이 자연스레 야구 열기가 뜨거워진 것이다. “여느 지역 리그와 달리 전문 심판까지 모시고, 체계적인 리그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 야구단원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국가대표 야구훈련장’ 준공 소식에 들뜬 분위기

 사회인 야구단의 어려움 중 하나가 연습할 수 있는 구장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이 때 들려온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 개관 소식은 그야말로 가뭄 속 단비와 같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장인만큼 시설 역시 훌륭하다. 정식야구장 1면과 보조야구장 1면 총 2개 구장을 갖추고 있으며 2개 구장 모두 좌우 98m, 센터 122m의 크기에 인조잔디가 깔려 있다. 정식 야구장에는 전광판과 390석의 관람석, 조명타워가 설치돼 있다. 고양시는 2011 하이트볼 챔피언십과 전국체전이 끝나는 10월 말부터 야구 동호회와 학교 등에게 훈련장을 개방할 계획이다. 고양시 야구협회 박교준 회장은 “수준 높은 경기장에서 연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데다 국가대표의 훈련을 직접 볼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공놀이야팀 방대식(44·가수)감독도 “사회인 야구단에게 적극적으로 훈련장을 개방해 야구 인구 저변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고양시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기초 조차 몰라 동호회 활동이 부담스러운 이들은 고양시야구협회에서 운영하는 초보자를 위한 수업을 들으면 된다. 협회에서 운영하는 실내야구연습장(덕양구 대장동)에서 진행된다. 동호회 활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양시야구협회에 문의하면 동호회를 추천도 해준다. 특히 여성사회인 야구단을 만들기 위해 고양시야구협회가 주축이 되어 단원을 모집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여성들로야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 문의=031-968-8805

[사진설명] 고양시에는 200개가 넘는 야구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공놀이야’와 ‘코코’의 경기가 열리고 있는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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