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전력 점검] 4. 부산·울산, 최고 용병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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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 출신 '바람의 아들' 마니치(28.부산 아이콘스)냐, 나이지리아 출신 '흑표범' 빅토르(25.울산 현대)냐.

지난해 득점왕 샤샤가 일본 프로축구 J리그로 떠난 뒤 국내 최고 외국인선수를 노리는 이들은 백인과 흑인 선수 가운데 선두주자다. 나란히 국내리그 4년째를 맞는 '흑백 라이벌' 은 출중한 기량과 적응력을 갖췄다.

1997년 부산 대우 3관왕 주역 마니치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진영을 유린하는 스타일이다. 페널티지역을 가로지르며 페널티킥을 유도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부산 아이콘스 김호곤 감독은 "장신 우성용과 마니치를 투톱으로 세우겠다" 며 "마니치는 지나치게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플레이만 고친다면 매우 위협적인 선수" 라고 말했다.

지난해 9골-9도움을 기록했던 마니치는 "95년 라데(당시 포항)가 기록했던 '10(골)-10(도움)' 에 도전하겠다" 고 밝혔다.

지난 시즌 장형석과 맞트레이드돼 안양에서 울산으로 옮긴 빅토르는 울산 유니폼을 입고 후반기에만 11경기에서 7골-3도움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전반기 안양에서 1골-1도움에 그쳤던 그가 대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찾았기 때문이다.

특히 울산에는 현대중공업에 선박을 수주하러 온 나이지리아인들이 적지 않아 빅토르에게는 '원군' 이 됐다.

뛰어난 스피드와 흑인 특유의 탄력을 앞세운 문전 플레이가 돋보이는 빅토르는 지난 15일 시즌 개막을 앞둔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오버헤드킥으로 골을 잡아내는 등 최상의 컨디션이다.

울산 고재욱 감독은 "빅토르가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해 올해 득점왕도 노려볼 만하다" 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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