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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사관 앞 시위 미국인 왜?

미주중앙

입력

15일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에 동참한 레이 워즈니악씨.


8월 15일 광복절날 애틀랜타 일본 총영사관 앞에 푸른 눈의 미국인이 시위에 나서 한인사회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일본에서 의문사한 한국계 미국인 강 훈(미국명 스캇 강)군의 진상 규명을 위해 동분서주로 뛰고 있는 레이몬드 L. 워즈니악(63)씨다.

고 강훈 대책(진상규명)위원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워즈니악씨는 강군이 사망한 지난해 8월부터 1만명의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주정부, 연방정부는 물론 일본 등에서 재조사를 촉구하고 명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쉴새없이 뛰고 있다. 그는 조지아주내 교도소에서 34년간 범죄자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로 일한 범죄전문가다. 그는 "사건 당시의 상황이 담긴 CCTV 자료를 수십번 돌려봤다. 이는 명백한 살인"이라며 "일본 정부와 경찰 측이 증거를 폐기했을 가능성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고 강군은 지난 2년간 워즈니악의 영어 성경공부반 제자였다. 워즈니악 씨는 "참 총명하고 심성이 착한 아이였다. 한국에 간 것도 영어교사를 하면서 학비를 벌겠다고 떠났던 것"이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인생의 3분의 2를 한국 사람처럼 지냈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1969년 1월. 미 8군 소속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이듬해인 1971년 10월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영어교사로 정착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반해 한국 문화를 공부하기 시작했고, 한국인 부인과 결혼한 후 1974년 미국으로 돌아와 한국인 고아 2명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입양자녀를 위해 현재 한국교회에 나가고 있으며, 한인 노인들의 정신·법률 상담을 돕고있다.

워즈니악 씨는 이달 말 아버지 강성원씨와 함께 일본을 방문, 사고 현장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일본내 주미 대사관 관계자와 만나 재조사를 위한 법적인 타당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조니 아이작슨 주 상원의원에게도 서한을 보내 일본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며 "자국내 외국인 사망 사건을 은폐하려는 일본의 만행을 좌시해선 안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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