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세계 9위 보험대국서 열리는‘보험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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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

9월은 보험업계에 매우 뜻깊은 시간이 될 전망이다. 바로 국제 보험회의 중 최대 행사라 할 수 있는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 연차총회가 서울에서 개최되기 때문이다. IAIS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국제증권감독자기구(IOSCO)와 함께 금융감독과 관련한 3대 국제기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기관이다. 이번 연차총회에는 전 세계 140여 개 나라의 주요 금융감독 당국자와 보험회사 경영진, 보험 유관기관 인사 등 500여 명이 서울을 찾아 세계 보험산업의 주요 현안과 국제 감독기준에 대한 의견을 나누게 된다.

 지난해 11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된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과시함은 물론, 이를 계기로 우리 국민도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 세계 보험산업의 주요 행사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 역시 보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가슴 뿌듯하고 기대 또한 큰 일이다.

돌이켜보면 한국의 보험산업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국가 경제발전과 더불어 불과 60여 년 사이에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 과정에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란 큰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보험업계는 강력한 구조조정과 뼈를 깎는 경영 개선 노력으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오히려 보험산업 구조를 선진화하고 내적인 충실함을 다지는 기회로 삼았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가 위기 국면을 맞았을 때에도 한국 경제와 보험산업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신속히 위기에서 벗어남으로써 전 세계를 놀라게 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처럼 한국의 보험산업은 지난 반세기 동안 여러 차례 큰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이를 슬기롭게 이겨내며 세계 9위(생명보험 8위, 손해보험 10위)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또한 3월 말 기준 총자산은 519조원, 지난 한 해 거둬들인 수입 보험료는 132조원에 달하는 등 보험산업은 은행·증권과 더불어 한국 금융산업을 이루는 한 축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한국의 보험산업이 클수록 국제 보험 사회가 한국에 거는 기대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IAIS 연차총회의 서울 개최는 한국이 세계 9위 보험대국 위상을 굳건히 세우고, 앞으로 그에 따른 국제적 책임을 본격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는 사실을 국제 보험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편 이번 IAIS 총회 기간에는 보험부채 평가와 관련된 국제 회계기준의 영향 등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보험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안건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따라서 우리 보험업계 종사자들은 이번 총회를 보험감독과 관련한 국제적 기준과 새로운 변화들을 직접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총회 기간 중에 개최되는 보험업계 공청회(Observer Hearing) 등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한국 보험업계의 견해와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함으로써 한국 보험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한국 보험산업의 글로벌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 서울 연차총회의 개최를 환영하며, 이번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계기로 한국이 글로벌 보험산업을 선도해 가는 주요 일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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