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첨단주 투매로 나스닥 한때 최악 폭락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주식 투자자들이 4일(현지시간)지옥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뉴욕 증시의 첨단기술주가 폭락하면서 촉발된 공황적 투매로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다가 극적으로 기사회생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큰 피해는 없었으나 1987년 10월의 '블랙 먼데이' 이후 가장 불안한 장세였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의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오후 1시20분 무렵 574.57포인트(13.60%)까지 빠져 사상 최악의 낙폭과 하락률을 기록했다.

폭락세에 접어들어 바닥을 칠 때까지 70여분간은 매도주문만 쏟아지는 공황상태가 이어지면서 4, 000포인트와 3, 700포인트 등 심리적 저항선이 연속으로 무너지며 순식간에 35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이후 투매가 진정되고 저점 매수세가 형성되면서 회복세로 돌아서 결국 낙폭을 74.79포인트(1.77%)까지 줄이고 4, 148.89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 지수가 기록했던 이날의 최저점은 3, 649.11포인트였다.

나스닥 마감지수는 지난달 10일 기록한 최고치 5, 048.62포인트에서 20.49%가 줄어든 것으로 월가의 '불황시장' 기준인 20%의 하락률을 넘어섰다.

다우존스 지수는 오전장 한때 20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며 전날의 급등세를 이어갔으나 후장들어 나스닥의 영향으로 폭락세로 반전, 장중 한때 504.15포인트가 빠졌다.

그러나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대부분 만회, 결국 전일 대비 56.16포인트 떨어진 11, 165.77포인트로 거래를 끝냈다.

다우 지수는 사상 최대인 700.46포인트의 지수 변동폭을 보였다.

나스닥 시장과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각각 28억주와 15억주로 거래량에서도 사상 최고치였다.

이날 증시의 불안은 첨단기술주의 거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고평가된 주식의 처분이 공황적 투매로 이어지면서 빚어졌다.

CNN과 CNBC 등은 시시각각 떨어지는 주가를 생중계함으로써 증시 붕괴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최근의 첨단기술주 하락세를 증시 활황의 종착점으로 해석하는 데는 아직 주저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의 장세를 증시내 다른 종목에 비해 고평가돼있는 첨단기술주들에 대한 조정국면으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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