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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선수촌서 한류 보고 먹고 느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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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왼쪽부터 숙소 거실 보자기 장식, 선수촌 광장 장승·정자, 세계인 입맛 돋울 식당.

대회 마스코트인 삽살개 ‘살비’

최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을 둘러본 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은 “훌륭한 선수촌이다. 한국의 전통마을을 재현한 것 같은 시설에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격찬처럼 선수촌이 세계 각국 선수·임원단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육상선수권대회 사상 처음으로 건립된 데다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5일 대구시 동구 율하동 대회 선수촌. 입구에 들어서자 챔피언스프라자(중앙광장)가 나타난다. 바닥에는 화강석이 깔려 세련미를 풍긴다. 광장 가에는 기와를 얹은 나지막한 담장이 있다. 안에는 ‘육상지킴이’ ‘Daegu 2011’ ‘천하여장군’ 등이 적힌 장승 6개가 우뚝 서 있다. 끝에 새 모양을 올린 솟대도 보인다. 옆에는 기와 지붕의 정자가 있다. 형형색색의 단청이 눈길을 끈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김영수 선수촌부장은 “선수촌의 중심인 중앙광장은 세계 각국의 선수들이 모이는 지구촌의 중심”이라며 “한국 문화를 주제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선수촌을 또 다른 ‘한류(韓流)’의 진원지로 만들겠다는 게 대회 조직위의 구상이다.

시상식 도우미 한복 유니폼. 디자이너 이영희씨 작품.

 선수촌은 13∼15층짜리 아파트 9개 동(528가구)과 살비센터(선수촌 지원센터)로 구성돼 있다. 살비는 대회 마스코트인 삽살개의 이름이다. 대회에 참가하는 207개국 선수와 임원 3200여 명이 묵을 곳이다. 선수촌은 경기 후 분양자들에게 인도된다. 이곳은 주경기장인 대구 스타디움에서 자동차로 7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선수촌 남쪽 도로를 건너면 400m트랙과 원반·창던지기 연습장도 있다. 선수촌은 ‘한국의 미’를 보여주는 곳이다. 중앙광장 옆에는 실개천이 있다. 부레옥잠·부들 등 수생식물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실개천에는 용머리로 장식된 무지개 다리도 있다. 한국 전통 정원의 모습이다. 살비센터 앞 정원에도 팔각지붕의 정자와 물레방아가 설치된 연못이 있다. 조롱박·수세미가 주렁주렁 매달린 터널이 시원함을 더한다.

 선수촌의 실내장식과 각종 이벤트도 마찬가지다. 한복디자이너 이효재씨가 연두색과 분홍색 보자기로 식탁보를 만들고 거실 벽을 장식했다. 이씨는 “연두와 분홍은 예부터 기쁜 날에 사용하던 색”이라며 “대회가 끝난 뒤 선수들이 보자기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앙광장과 살비센터에서는 매일 한국무용, 전통혼례 시연, 태권도 시범, 가야금 연주, 판소리, 마당극 등이 펼쳐진다. 또 솟대 만들기, 한지공예, 한복 입어보기, 윷놀이, 투호 놀이, 제기차기 등 체험 행사도 선보인다. 신일희 선수촌장은 “한국식으로 꾸며진 깔끔하고 편리한 선수촌이 한류를 전 세계에 퍼뜨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숙소에는 개별 냉방시설과 무선인터넷·전자레인지·냉장고·TV 등이 설치돼 호텔만큼 편리하다. 당구장·게임장·인터넷라운지·DVD룸·디스코텍 등 선수들을 위한 다양한 위락시설도 마련됐다. 조직위 홍승활 기획조정실장은 “세계 스포츠 이벤트 사상 선수촌과 연습장을 함께 만든 것은 처음”이라며 “선수들의 편의에 초점을 두고 선수촌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글=대구 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연합뉴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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