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러 박사 '재벌 해체하는 것이 바람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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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서울포럼 참석차서울을 방문한 앨빈 토플러 박사는 29일 한국의 재벌이 그동안 긍정적인 역할도 했지만 이제는 해체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제3의 물결'의 저자인 토플러 박사는 이날 오후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재벌이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이제 재벌은 해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중심의 경영 방식은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라고 지적하고"산업자본이 중앙집중화돼서는 안되며 기업은 뭉칠 때보다 분사를 했을 때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 혁명과 관련, "디지털 혁명은 사회 각 부문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을 것이며 틈새의 기회도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정보기술과 생명공학이 접목될 경우 인류에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플러 박사보다 먼저 도착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먼델 컬럼비아대학교수는 "아시아 경제위기의 원인은 중국의 부상으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품이가격 경쟁력을 상실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는 31일부터 4월1일까지 힐튼호텔에서 개최되는 APEC 서울포럼에 참석,주제발표를 하며 기자회견도 갖는다.

먼델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과 관련, "IMF가 특정 국가의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간섭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못박고 "기업 구조조정은전적으로 해당 기업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토플러 박사는 다음달 1일 오전 7시30분부터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특별강연을하며 이어 오전 10시30분부터는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포럼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먼델교수는 30일 오후 2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의 특강에 이어 저녁 6시40분에는 포럼 참석자들을 위한 환영만찬 석상에서 기조연설을 하기로 돼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pc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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