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수 언론들 '첨단주거품 우려' 경고

중앙일보

입력

세계 유수 언론들이 첨단 기술주의 '버블 현상' 을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과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장세를 1970년대초 오일쇼크 직전 상황과 20년대 대공황이 닥치던 해에 각각 비유했다.

저널에 따르면 1973년 1월~8월은 지금처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자율을 올리고 다우지수가 19%나 하락한 시기였다.

10월에는 경기에 대한 낙관으로 1월 최고점의 93% 수준까지 지수가 회복됐다.

그러나 중동전이 발발하면서 아랍은 석유 금수조치를 취했고 미국 증시는 폭락의 늪에 빠졌다.

당시 다우지수는 45%나 하락했고 우량주였던 폴라로이드.에이본 프로덕츠도 주가가 80%나 빠졌다.

이같은 현상이 지난 10일 5, 048.62로 최고 기록을 경신한 뒤 하락세를 보이다 다시 회복중인 나스닥 지수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메릴린치의 투자자문가 로버트 패럴은 "전반적인 주가 약세에도 불구, 시스코 시스템스.선 마이크로시스템스같은 선도기업에 투자가 집중되는 것이 당시 상황과 유사하다" 고 말했다.

일단 선도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주게 되면 증시의 장기침체를 야기하는 기폭제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60년대 항공.전기.군수업체인 리톤 인더스트리가 기대 이하의 수익률을 보이자 전체 대기업 주가가 하루 아침에 40%나 빠진 적이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1929년 대공황 이전의 주가 수익률이 33%였다고 소개하고 수익률이 44%에 이르는 현재 상황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불합리한 풍요' 를 쓴 예일대 경제학 교수 로버트 실러는 ▶인터넷 발달 ▶소비.저축패턴의 변화 ▶폰지 사기(후발 투자자의 자금으로 초기 투자자 이익을 돌려주는 방식)같은 투자과정 ▶미디어의 과장보도 등 구조적.문화적 요소가 주가 '버블' 을 부추겼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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