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플로이드〈더 월〉20년만의 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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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록 그룹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전성기 공연 실황이 20년 만에 음반으로 제작된다. 다음달 초 발매되는 〈Is Anybody Out There?-The Wall Live〉는 그들의 화제작〈The Wall〉의 1980∼1981년 월드 투어를 생생하게 담았다.

1965년 비운의 천재 시드 배럿(Syd Barrett.기타·보컬)을 중심으로 릭 라이트(Rick Wright.키보드), 로저 워터스(Roger Waters.베이스·보컬), 닉 메이슨(Nick Mason.드럼)이 모여 런던에서 결성한 핑크 플로이드는 19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을 주도했던 슈퍼 그룹.

1967년 데뷔작 〈Piper At The Gates of Dawn〉을 발표하고 영국 최고의 사이키델릭 그룹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이들은 이듬해 실질적인 팀의 리더였던 시드가 약물 중독으로 탈퇴 조짐을 보이며 데이빗 길모어(David Gilmour)를 새 기타리스트로 영입하는 시련을 겪는다. 1970년대 초반 실험적이고 다양한 음향 효과와 특정한 테마를 다룬 대곡들을 발표하며 프로그래시브 록의 비전을 제시하던 핑크 플로이드는 1973년 730주 동안 빌보드차트에 머무르며 2천5백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린 〈Dark Side Of The Moon〉으로 1970년대를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잡게 된다.

베이시스트 로저의 자전적 경험을 담은 1979년 작 〈The Wall〉은 전쟁과 성 등 사회전반의 모순을 '핑크'라는 가상의 록 스타의 고립된 인생에 투영시켜 묘사한 대작.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서사적 구성과 저항적이고 강렬한 메시지로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작사·작곡·연주 등 음반 전체에 걸친 로저의 지나친 개인 플레이는 1980년대 팀이 와해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4월 4일 전세계 팝시장에서 동시 발매 예정인〈Is Anybody Out There?-The Wall Live〉는 핑크 플로이드가 〈The Wall〉의 성공 이후 1980년 7월부터 1981년 6월까지 미국, 영국, 서독에서 가졌던 30여 차례의 공연 실황을 담았다. 이들의 무대는 당시 유례가 없던 대규모 무대장치와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과의 사이에 벽을 쌓아가는 독특한 연출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1982년 알란 파커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이를 녹음한 테이프는 그동안 창고 속에 잠들어 있다가 공연 20주년을 맞아 디지털 사운드로 복원되어 빛을 발하게 됐다·한편 이번 음반에는 〈The Wall〉 원작에서 제외됐던 'What Shell We Do'와 'The Last Few Bricks'도 함께 삽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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