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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혼자 열심히 하면 된다’는 자기계발서, 정말일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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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자기계발의 덫
미키 맥기 지음
김상화 옮김, 모요사
396쪽, 1만7000원

휴가철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휴가지에 읽을 책 한 두 권을 갖고 간다. 이들이 많이 선택하는 게 자기계발서다.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진열대에서도 자기계발서는 가장 눈에 띄는 장르다.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자기계발서가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사람들의 절박함을 잘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자기계발서의 폭발적인 성장은 임금 정체 및 고용 불안 현상과 궤를 같이 한다. 즉, 일자리와 경제사정이 불안해질수록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자기계발서의 조언에 더욱 몰두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강박적인 지침들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라고 충고한다. 자기계발서들은 대개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보상받을 길이 없는 허구적인 모델만을 제시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하라』에서 자신의 이론과는 모순되는 얘기를 한다.

그는 육아에 시간을 많이 빼앗겨 좌절감에 빠진 딸에게 “스케줄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달력 따위는 잊어버려라. 지금 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아이란다. 즐겁게 아이를 키워라”고 조언한다. 시간관리 전문가인 코비가 자녀양육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자신의 도구가 쓸모없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도 자기계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의 자기계발서들은 개인의 노력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다른 사람이나 네트워크의 지원에 대해선 소홀히 취급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진정한 자아 실현을 하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뉴욕 포드햄 대학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는 스티븐 코비, 구직자를 위한 매뉴얼로 유명한 리처드 넬슨 볼스, 초베스트셀러 『아티스트 웨이』의 저자 줄리아 카메론 등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자기계발서를 수년간 분석하고 독자들을 인터뷰했다.

자기계발서의 한계를 고찰하면서 궁극적으로 경쟁에서 자유로운 영혼이 되는 것, 저자가 제시하는 진정한 자기계발의 길이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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