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2분기 GDP 3.4%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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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경제성장률이 뚝 떨어졌다. 국민소득은 2분기 연속 뒷걸음질을 쳤다. 성장과 민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붙잡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에 따르면 2분기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 2009년 3분기(1%)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저다. 성장률이 4%를 밑돈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도 전분기(1.3%)보다 크게 낮아진 0.8%를 기록했다.

 성장률이 떨어진 것은 경제를 홀로 떠받치다시피 하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2분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늘어나 전분기(16.8%) 증가율에 못 미쳤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주력 수출품인 액정화면(LCD)과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지 않고 정보기술(IT) 수요가 미진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그러나 “전분기 수출이 워낙 호조였던 데 따른 반사적 영향이 있는 데다 4월과 5월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연속으로 경신해 수출이 부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고질적인 내수부진을 해결하지 않는 한 안정적인 성장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건설투자 부진도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2분기 건설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감소하면서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민간소비는 의류·신발 등 준내구재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의 호조로 3.1%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반도체 제조용 기계와 항공기 등을 중심으로 7.6% 증가했다.

 체감 성장률은 더 악화됐다. 교역조건을 반영한 실질국내총소득(GDI)이 전분기보다 0.1% 감소했다. 1분기(-0.3%)에 이어 2분기 연속 국민소득이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도 0.4%에 그쳐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유가 상승과 수출가격 하락이 겹치며 실질소득 증가율이 성장률의 10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며 “수출 위주의 외바퀴 성장만으론 지속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성장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은 하반기에도 크게 개선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한은은 이날 “정부의 예산 집행이 늘어나며 건설투자가 회복돼 하반기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것” 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별개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세계 경제가 조금 회복되고 수출이 꾸준하면 4%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겠지만 성장을 깎아먹는 물가상승이 잡힐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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