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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비즈니스] 초록 지구에 접속하라 … 새로운 성장의 길이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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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녹색성장 노선만이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빈곤을 퇴치할 수 있다. 친환경은 21세기 성장 어젠다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녹색성장 서밋 2011’에서 한 말이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비롯해 자리를 함께한 여타 글로벌 리더들도 “녹색성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며,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친환경 경영이 단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차원이 아닌, 신성장동력의 핵심 전략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음을 보여준다.

이나리 기자

태양광·2차전지 앞다퉈 투자

실제 국내 주요 기업들은 녹색경영을 통해 새 시장과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다. 새 에너지원 개발을 위한 투자도 그 일환이다. 석유·석탄 같은 화석연료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온실가스 배출량 등 공해물질 관련 규제는 강화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수력 발전, 태양·리튬 전지 같은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풍력발전 시장만 해도 2013년에는 1000억 달러 규모로 커지리라는 전망이다.

삼성SDI는 올 5월 삼성전자의 태양전지 사업을 인수했다. 삼성그룹의 친환경 전지와 태양광 사업을 전담하게 된 것이다. 이 회사가 특히 역점을 두는 건 2차전지(외부 충전을 통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전지) 사업이다. 지난해 11월 이미 울산사업장에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생산라인을 준공했다. BMW·크라이슬러 같은 굵직굵직한 거래선도 확보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8월 세계 4위 태양광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함으로써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 등 핵심 발전 소재부터 전지·모듈 생산까지 태양광 제조 분야의 수직 계열화에 성공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2013년까지 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에너지 효율은 높이고 환경 오염은 줄이는 신소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구 온난화의 주 요인인 이산화탄소(CO2)를 회수해 이를 재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그린 폴’ 기술을 확보했다. 그린 폴 플라스틱은 불에 타도 그을음이 생기지 않으며 물과 CO2로 분해될 뿐이다. 효성은 지난달 3년간 몰두해 온 고강도·초경량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6월 일부 휴대전화에 옥수수 전분이 원료인 바이오 플라스틱을 채용한 이래 신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 4월에는 미국 환경청이 주관하는 ‘2011년 에너지스타 어워드’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LG하우시스는 최근 옥수수·사탕수수·황토 같은 천연 재료를 원료로 한 벽지와 바닥재를 잇따라 내놨다. 아모레퍼시픽은 닥종이·인삼·동백 같은 우리 고유의 천연 재료를 화장품 원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공해 주범’이 녹색성장 리더로

제철·자동차·정유·발전처럼 공해 배출의 주범으로 인식돼 온 분야 대표기업들의 변신도 주목된다. 친환경 공정과 기술 개발로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앞장선다.

포스코는 매해 설비투자액의 9% 이상을 환경 개선에 투입한다. CO2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법’, 차체 무게를 10% 이상 줄일 수 있는 초고강도강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선보인 데 이어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벙커C유 같은 저급유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뽑아내는 ‘정제 고도화 설비’에 2013년까지 5조원을 투자한다. 롯데그룹의 호남석유화학은 대산 공장 등지에 에너지 절감형 공정을 대거 도입했다. 2019년 목표매출액(40조원) 중 30%를 녹색사업에서 달성한다는 비전도 세웠다.

삼성물산은 건설을 맡은 건물·산업단지 등에 지열냉난방시스템·태양광발전·공기벽시스템 같은 친환경 기술을 대거 도입했다. 한국전력은 석탄가스화·스마트 그리드 등 8대 녹색기술에 2020년까지 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KT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에너지 효율은 2배, 탄소배출량은 절반인 클라우드데이터센터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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