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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유망주 공상정 “한국 국적 좀 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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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전통적으로 약세인 단거리를 책임질 인재’. 쇼트트랙 국가대표상비군 공상정(15·여·월촌중·사진)에 붙는 수식어다.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선발대회에서 주니어대표로 선발됐다. 그러나 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국적 때문이다.

 그는 화교 3세다. 그의 집안은 할아버지 세대에 한국으로 이주했다. 부모 모두 한국에서 나서 자랐고 공상정도 춘천이 고향이다. 중국어는 알아듣기만 하는 수준이고, 음식도 한국 음식만 먹는다.

 그의 실력이라면 당장이라도 대만 대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한국 국적으로 뛰고 싶다”는 그로서는 불가능한 선택이다. 대표 경력이 있는 선수가 국적을 바꾸면 최고 3~4년까지 국제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세계선수권대회도 올림픽도 출전 정지 기간엔 나갈 수 없다.

 공상정의 어머니 진신리(43)씨는 “선수로서 한창인 10대 후반에 한국 선수로 뛰려면 지금 대만 국적을 달아선 안 된다. 그래서 실력이 되는 데도 국제대회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빙상연맹은 ‘우수인재복수국적취득제도’를 통해 공상정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도록 대한체육회에 추천을 의뢰했다. 얼마 전 농구선수 문태종·태영 형제가 이 제도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손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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