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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섭의 프로야구 주간 전망] 반환점 돈 시즌, 1등 놓고 KIA·삼성 큰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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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신화섭 야구팀장

호랑이와 사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어린 시절 한번쯤 품어봤음 직한 궁금증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는 호랑이와 사자의 싸움이 치열하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쟁이다. 전반기까지 두 팀은 불과 2경기 차로 1, 2위를 달렸다.

 이른바 ‘영·호남 시리즈’가 18년 만에 재현될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광주 연고의 KIA는 1999년 쌍방울(전주)의 해체로 호남을 대표하는 유일한 팀이 됐다. 영남에는 부산의 롯데도 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KIA(전신 해태 포함)와 맞붙은 영남 팀은 대구의 삼성밖에 없다.

 두 팀은 86년과 87, 93년 세 차례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해 해태가 모두 이겼다. 결과는 일방적이었지만 승부는 치열했다. 86년 3차전에서 삼성이 5-6으로 지자 성난 대구 팬들이 해태 선수단 버스에 불을 지른 사건은 지금도 회자된다. 93년 대구 3차전에서는 박충식(삼성)의 연장 15회 완투 드라마가 펼쳐졌다. 해태에선 선발 문희수에 이어 3회 선동열, 11회 송유석이 나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해 삼성은 2승1무1패로 앞서다 잠실 5~7차전을 모두 내줘 또 준우승의 고배를 마셨다.

 KIA와 삼성은 내심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에 져본 적이 없는 KIA는 이번에도 자신감이 충만하다. 삼성은 설욕을 꿈꾼다. 한국시리즈와의 악연은 2002년 이후 세 차례 우승으로 씻어냈다. 더욱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KIA 선수는 93년 신인이었던 이종범밖에 남아있지 않다.

 26일 개막하는 프로야구 후반기는 시작부터 빅 매치를 선보인다. KIA와 삼성이 광주에서 선두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4강 싸움 중인 롯데-SK, LG-두산의 경기도 볼 만하다. KIA는 26일 첫 경기에서 ‘올드 유니폼’ 행사를 열어 선수들이 해태 시절의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입고 나선다. 상대팀에는 ‘공포의 상징’이었던 유니폼이다. 삼성 앞에서 과거의 기억을 들춰내려는 의도인지도 모르겠다.

신화섭 야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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