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로 돈벌기] 장안동 4층 건물 낙찰받은 문형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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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를 통해 꿈에 그리던 사옥을 값싸게 장만하고 연 20%에 가까운 고정적인 월 수익도 올리게 됐습니다. "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20여년 넘게 개인 무역업을 하고 있는 문형진(51)씨는 자기 건물(사옥)을 갖는 게 평생 소원이었다. 3년 전에 3억원 정도를 싸들고 건물을 사려고 여기 저기 알아보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문씨는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에 환차익으로 재산이 2배 정도 늘어나자 지난해 봄부터 다시 본격적인 '사옥 마련 작전' 에 나섰다.

평소 금융자문을 해주고 있던 은행원 출신 후배로부터 '경매로 근린상가를 매입해 보라' 는 얘기를 들은 것이 그때였다. 절차가 다소 복잡하긴 하지만 값싸게 매입할 수 있는 데다 건물 일부를 세놓아 고정적인 수입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이 끌렸다.

경매 전문 컨설팅회사를 방문해 상담한 결과 우량 매물이 적지 않다고 판단돼 정식으로 컨설팅 의뢰를 했다. 컨설팅 회사에서 현재의 사무실 인근에 위치하고 2차선 이상 도로에 접한 상가건물을 대상으로 4개월 동안 대여섯건을 추천받아 일일이 현장답사를 했다.

그러던 중 장안동 경남호텔 인근 4차선 도로에 붙은 대지 1백30평에 건물 3백35평의 지하 1층.지상 4층짜리 건물이 눈에 띄었다. 감정가가 10억6천만원이었고 한 번 유찰돼 최저가는 8억4천8백만원이었다.

대지가 제법 넓은 데다 지상 층의 층당 면적이 평균 75평으로 한 층을 사옥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층은 임대하면 상당한 재테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돼 마음에 들었지만 준비된 자금보다 1억원 가량 초과돼 입찰을 포기했다.

그런데 다행히 그 물건이 유찰되는 바람에 지난해 8월 최저가가 6억7천8백40만원으로 떨어진 가운데 3회 경매가 열리게 됐다.

입찰에 참여한 문씨는 8명의 경쟁자를 의식해 최저가보다 6천여만원이 더 많은 7억4천1백만원을 써내 낙찰했다.

하지만 건물 관계인이 법원에 항고를 하는 바람에 잔금 납부가 6개월 지연돼 지난달 말에야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칠 수 있었다. 등기비와 세금, 컨설팅 수수료로 7천9백만원이 더 들어 '사옥' 을 마련하는 데 모두 8억2천만원이 들었다.

그러나 사무실로 이용하는 4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을 곧바로 세를 놓아 보증금 3억5천만원을 회수해 실제 투자금은 4억7천만원인 셈. 월 임대료로 7백50만원을 받고 있어 실제 투자금 대비 연 19%의 수익을 올린다는 계산이다.

게다가 현재 이 건물의 시세가 대지 1백30평의 공시지가만 해도 8억5천2백만원에 이르는 등 총 13억원 안팎으로 평가돼 있어 상당한 시세 차익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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