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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인재 몰리는 강소기업 ⑤ 강원 원주시 씨유메디컬시스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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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나학록 사장(오른쪽)이 연구원과 신제품의 부품을 살피면서 제품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서울에서 원주까지의 거리는 101㎞. 길이 막히지 않으면 차로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동화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에 있는 씨유메디컬시스템의 나학록(48) 사장은 “창업 초기엔 원주만 해도 먼 시골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직원 구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자동제세동기(AED: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를 생산한다.

 지난 5월 8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경기 중 갑자기 쓰러진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FC의 신영록 선수. 그는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쓰러진 지 50일 만인 6월 27일 의식을 회복한 후 현재 삼성의료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신 선수가 의식을 잃자 제주한라병원 응급의료센터 의료진은 제세동기를 사용했다. 제세동기는 급성 심 정지, 또는 심장박동을 잃어버린 사람의 심방·심실에 전기 쇼크를 줘 세동(細動)을 제거해 심장을 정상으로 회복하도록 하는 의료기기다.

 2001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사용하는 자동제세동기는 모두 외국산이었다. 그해 5명의 직원과 원주에서 회사를 창업한 나 사장은 1년간 밤을 새워 연구했다. 그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한 뒤 몇몇 업체에서 의료기기 개발을 담당해 기술력은 자신 있었다. 1년 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 처음이었다. 세계에서 여섯 번째였다. 2002년 9월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문제는 직원이었다. 관리·영업·개발 등 전 분야에서 직원이 필요했다. 수도권 출신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투 트랙의 작전을 폈다. 먼저 기술력을 알렸다. 2002년 11월 독일에서 열리는 의료기기 전시회에 출품했다. 당시 국내 시장이 미미해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격과 성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히트상품이 됐다. 현재 70여 개 나라에 자동제세동기를 수출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도 41%다. 관련 특허도 4개를 등록했다. 성장 가능성이 커지자 인재들이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직원 대우와 복지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대졸 초봉은 3000만원 수준으로 동종업계에서는 최상위다. 2008년부터 경영성과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기숙사를 운영하고 골프 등 동호회 활동비도 지원하고 있다. 이미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했고, 여름은 물론 사계절 휴가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젊은 인력이 몰리면서 회사는 탄탄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올 하반기에 코스닥에 등록하는 걸 추진 중이다. 2008년 입사한 품질경영팀 김범석(30)씨는 “급여 수준은 물론 가족 같은 분위기에 만족한다”며 “회사는 물론 나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믿어 이 회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글=이찬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제세동기(除細動器)= 불규칙한 박동을 보이는 심장에 고압전류를 짧은 시간 통하게 해 정상적인 맥박으로 회복시키는 응급 심폐소생 장비다. 환자의 피부에 부착된 전극을 통해 전기 충격을 심장에 보낸다.

청년일자리 지방에도 있다!

씨유메디컬시스템은 연구직은 수시로, 일반직은 12월 1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회사 홈페이지 등에 채용공고를 낸다. 나학록 대표는 “품성이 바르며 배우고 노력할 수 있으면 씨유메디컬의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의는 전화(033-747-7657)나 홈페이지(www.cu91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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