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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인재 몰리는 강소기업 ④ 경북 구미 GKR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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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GKR 허영태 사장(오른쪽)과 직원이 굴착기용 계기판 납품을 앞두고 17일 일요일에도 출근해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구미=프리랜서 공정식]


17일 경북 구미시 고아읍 대망리. 섭씨 34도의 폭염이 기승을 부린 일요일이지만 직원 대부분이 휴일을 반납하고 출근한 회사가 있다. 자동차 계기판 제조업체인 GKR이다.

 “굴착기에 들어가는 계기판 110대를 이번 주에 납품해야 합니다. 요즘 정신없어요.”

 7월로 창립 두 돌을 맞은 허영태(45) 사장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직원은 27명. 이들은 종업원이면서 동시에 GKR의 주식을 소유한 주주다. 적게는 300만원부터 많게는 수억원까지 모두 회사 주식이 있다. 허 사장은 “성과가 나고 이익이 나면 직원들과 공유하는 게 GKR의 철학”이라고 말했다.

 GKR의 주력 제품은 실시간 연비를 확인하는 ‘차량 연비 정보 표시판’과 전기자동차 계기판이다. 차량 연비 정보 표시판은 국내 처음으로 개발해 지난해 정부로부터 녹색인증을 받은 독보적 기술이다. GKR은 신생 기업이지만 기술의 뿌리는 20년이 넘는다. 허 사장은 1989년 대우정밀에서 자동차 계기판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2006년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대우정밀은 다른 회사와 합병됐다. 여기서 3년 더 연구에 전념한 허 사장은 2009년 독립했다.

 GKR은 구미의 농공단지에 터전을 마련했다. 기술은 자신 있어 지방이라도 인재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업이 눈독 들이지 않는 틈새시장을 파고들었다. 차량연비 정보 표시판은 주행 속도에 따라 실시간으로 연료 소모량과 순간 연비, 배터리 전압 등을 보여 준다. 이 표시판을 보면 연료가 얼마나 소모되는지 알 수 있다. 녹색시대의 야심작이다. 값은 해외 제품의 절반 수준인 10만원 선이다.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벌써 1만여 대를 팔았다.

 지난해 매출은 16억원. 최근에는 대만·중국의 전기승용차와 일본의 저속 전기자동차용 계기판 등 해외에서도 수주 실적을 올렸다. 올해 예상 매출은 36억원. 2013년에는 매출 100억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근(44) OEM사업본부장은 “탄소배출권 거래가 확대되고 유가가 오르면 판매가 늘 것이 확실하다”고 자신한다. 기술로 유명해지면서 전국에서 청년 인재들이 몰렸다. 지난해 19명이던 직원이 올 들어 27명이 됐다. 2013년에는 70명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회사는 분기에 한 번씩 경영설명회를 연다. 사장은 여기서 매출과 자금 집행내용 등을 모두 공개한다. 이 회사 홍수철(26) 대리는 “지방기업이지만 미래의 가치를 보고 회사를 선택했다”며 “나도 주주여서 내 회사”라고 말했다.

 회사가 지방에 있다 보니 사원 복지를 더 챙겼다. 직원 모두가 골프 레슨을 받는다. 레슨비 월 20만원은 회사가 지원한다. 영어학원비도 전액 지원한다. 회사는 구미시에서 주최하는 명품 클래식 공연 관람도 지원할 계획이다. 대구 등지에서 출퇴근하는 직원을 위해 유류비와 통행료도 지원한다. 허 사장은 “직원을 섬겨야 직원이 고객을 섬기고 고객은 다시 회사에 이익을 준다”고 말했다.

구미=송의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청년 일자리 지방에도 있다!

GKR은 하반기에 연구인력 1명과 생산직 7∼8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신입 생산직 연봉은 2200만원 선. 채용 공고는 회사 홈페이지 등에 싣는다. 허영태 사장은 “주인의식과 열정이 있는 청년에게 문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문의는 전화(070-7791~0345)나 홈페이지(www.globalk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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