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청소년요트 우승 17세 조원우 “한국인도 잘할 수 있다는 것 입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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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 유망주 조원우(17·부산체고·사진)가 아시아 최초로 세계청소년요트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17일 귀국했다.

 이날 인천공항에서 만난 조원우는 인터뷰 내내 밝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지난 15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다에서 끝난 제41회 세계청소년요트선수권대회 윈드서핑(RS X)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는 국제요트연맹(ISAF)에서 직접 주최하는 1등급 대회로, 세계 최정상급 청소년 선수 34명이 출전했다.

 조원우는 32점을 받아서 지난해 우승자 마테오 산츠(스페인·43점)를 11점 차로 크게 따돌렸다. 요트의 윈드서핑 종목은 낮은 점수 채점방식(Low point system)으로 순위를 가린다. 8일 동안 총 12회의 레이스를 벌이는데, 1위를 하면 1점을 받는다. 등수가 낮아질수록 1점씩 더해진다. 조원우는 1위와 2위를 각각 3차례씩 차지하는 압도적인 실력을 뽐냈다.

 조원우의 장점은 강인한 체력과 하체 힘이다. 보통 윈드서핑은 한 레이스에 30~50분이 걸리는데, 조원우는 쉬지 않고 펌핑(몸을 앞뒤로 움직여 바람을 일으키는 기술)을 한다. 다른 선수들이 바람을 탈 때 펌핑을 멈추는 것과 다르다. 조원우는 “어렸을 때 축구를 한 덕분”이라고 했다.

 조원우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축구를 시작했고, 2년 뒤에는 부산 아이파크 유소년팀에 스카우트됐다. 하지만 그는 “축구를 해서는 큰 선수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최고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원우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를 그만뒀다.

 그가 요트를 만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다. 아버지 조영환(52)씨와 부산 바닷가에서 윈드서핑을 처음 접하고는 “바로 이거다”며 부자가 마음을 모았다. 조원우는 “경기에서 진 날은 잠도 못 잤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것을 몸에 익히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요트 같은 선진국형 스포츠에서 한국이 강세를 보인다면 스포츠 외교력도 올라갈 것”이라고 야무지게 말했다. 그는 “한국 사람도 요트를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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