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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용 족발·냉면·소주 …5000원에 잔심부름도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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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임지원(27·사진)씨는 비행을 마친 후 휴일마다 영어 학원을 찾는다. 원하는 시간에 개인교습을 받을 수 있는 대신 가격은 월 30만원 선으로 비싼 곳이다. 비행 전후에는 러닝머신과 헬스로 체력을 다진다. 반찬거리가 떨어지면 근처 마트에서 1인용 반찬거리를 구매하거나 혼자 사는 동료와 ‘공동’ 구매한 뒤 나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연관 산업이 발전하면서 혼자 살기가 편리해졌다. 혼자 사는 총각들이 빨래가 밀리거나 밥을 제때 챙겨먹지 못한다는 이야기는 정말 ‘옛말’이 됐다.

풀옵션 고시텔은 1인 가구 주거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모든 가전제품이 구비된 ‘풀옵션’이라 몸만 들어오면 되기 때문”이다.

대형 마트에서는 싱글족을 위한 소용량 상품을 판매한다. 이마트는 ‘1인 가구 판매대’를 만들었다. 금방 시들기 쉬워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채소를 중심으로 1인 단위 포장, 1인용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서도 200mL 용량 소주, 60g짜리 소형 김치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24시간 편의점들도 1인용 족발·물냉면 등 다양한 가정대용식 상품을 내놨다.

혼자 식사하는 1인 손님을 배려하는 식당들도 늘어나고 있다. 스테이크 전문점인 페퍼런치 강남점은 전 좌석이 바(bar) 형태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보고 식사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1인 가구의 특성을 고려했다.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도 실내 수영장·스파·마사지 등을 즐길 수 있는 1인 패키지를 내놓고 있다. JW 메리어트 서울 이수정 팀장은 “자유로운 싱글 생활을 즐기려는 20~30대가 늘어남에 따라, 도심 속에서 혼자 또는 연인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의 콤파스 티켓은 혼자서 공연장을 찾는 매니어를 위한 회원권이다. 최대 40% 할인 혜택을 준다. 올해 5000명이 구매했다.

‘알짜’ 정보들은 인터넷 카페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혼자 사는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들이 자취 생활 정보를 공유하는 네이버 ‘숟갈 하나’ 카페가 대표적이다. 등산·낚시·볼링 등 동호회와 즉석 번개가 활발한 다음 카페 ‘30·40대 싱글들의 모임’도 있다.

싱글족을 위한 잔심부름 대행 서비스 업체도 있다. ‘해줄께요’ ‘해주세요’ ‘예스맨’ 등 10여 개 잔심부름 업체가 성업 중이다. 대개 5000원~2만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이현진 성신여대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의 경우 이미 1인 가구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식당·카페는 물론 다양한 1인용 상품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택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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