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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골·1도움 … ‘컵’에 입 맞춘 설기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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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설기현

울산이 간절히 기다렸던 골이 터졌다. 그 골이 터지면서 팀은 축포를 쏘아 올렸다. 프로축구 울산은 13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리그컵 결승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설기현의 활약에 힘입어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2007년 리그컵 우승을 차지한 이후 4년 만에 우승컵을 다시 품에 안았다. 김호곤 감독은 2000년 부산에서 사령탑 데뷔를 한 뒤 프로 감독으로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김호곤 감독은 이날 설기현을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경험이 풍부한 설기현이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리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동안 울산은 컵대회에서 최전방에 최장신 공격수(1m96㎝) 김신욱을 기용해왔다. 이날까지 김신욱은 컵대회 7경기에서 11골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김신욱은 교체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에서 이적한 설기현은 그동안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리그와 리그컵을 포함해 23경기를 뛰면서 2골을 기록했다. 그 2골이 모두 페널티킥 득점이다. 이름값을 위해 필드골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김호곤 감독은 경기 전 “설기현이 훈련 때 워낙 성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조만간 골이 터지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설기현은 기대에 부응하듯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전반 11분에는 고창현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포스트바를 살짝 넘기는 위협적인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35분에는 최재수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문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연이어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전반 막판 연달아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설기현은 전반 38분 헤딩으로 고창현의 골을 도왔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왼쪽에서 올린 최재수의 크로스를 몸을 날려 감각적으로 왼발을 갖다 대 골까지 기록했다.

 울산은 후반 들어 57분 강진욱의 추가 득점까지 터져 손쉽게 승리를 가져가는 듯했다. 그러나 막판 부산의 추격도 무서웠다. 부산은 후반 25분과 32분 양동현의 연속 골에 힘입어 울산 턱밑까지 쫓아왔다. 하지만 끝내 동점골을 만들지 못해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설기현은 경기 후 “그동안 골이 잘 들어가지 않아 부담감이 있었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어 자신감이 생겼다”며 “앞으로도 많은 골을 넣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은 개인상 부문도 휩쓸었다. 11골을 터뜨린 김신욱이 득점왕에 올랐고 도움 4개를 기록한 최재수도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울산=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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