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자장면 값까지 챙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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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6일 “삼겹살·냉면·칼국수·김치찌개·자장면·설렁탕 등 6개 외식업과 이·미용업 분야에 대해 매월 주기적으로 가격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경제정책위원회 초청 특강 자리에서다. 물가 당국은 아니지만 공정위는 김 위원장 취임 이후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공정위의 물가 관리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며 물가 잡기에 올인할 뜻을 비쳤다.

 공정위가 자장면·설렁탕 값까지 챙기기 시작한 것은 최근 외식 물가와 서비스 물가 상승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자장면과 설렁탕 값은 1년 전과 비교해 각 8.2%, 8.8% 뛰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4.1%)의 2배가 넘는다. 삼겹살 가격은 같은 기간 14.5% 올랐다. 김 위원장은 “연말까지 외식업, 이·미용업, 커피전문점 등 20여 개 업종에 대해 지속적으로 가격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불법·편승 인상이 없도록 예방과 계도 활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기택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야 음식점들이 가격 인상을 자제할 수 있지만, 오래 가격 압박이 계속되면 음식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납품이나 유통·판매 과정에서 부당한 행위가 없는데도 물가를 목적으로 가격 조사를 하는 것은 공정위의 본령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또 ▶김치·컵커피 등 담합 혐의가 포착된 가공식품에 대한 조치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구글·애플·비자카드 등의 지식재산권 남용 여부도 심층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6일 자정을 기점으로 기름값 100원 인하 정책이 끝나는 것과 관련해 “원상 복구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정유사 담합으로 인한 부당한 가격 인상이 없는지를 주시하겠다는 것이다.

임미진 기자

김동수 위원장이 밝힌 공정위 역점 사업

● 김치·컵커피 등 담합 혐의 가공식품 조치 마무리

● 기름값 환원 과정의 불공정 행위 모니터링

● 프리미엄 상품 명목의 편법 가격 인상 감시 강화

● 6대 외식업(삼겹살·냉면·칼국수·김치찌개·자장면·설렁탕)과 이·미용업 분야 매월 가격 조사 실시

● 생필품 가격정보사이트 통해 사업자 간 경쟁 촉진

● MRO 등 계열 기업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 등에 대처

● 구글·애플·비자카드 등 공정위 신고 건에 대해 지식재산권 남용 등을 검토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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