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켓 세상] 사이버 세계도 인간 공동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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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만드는 공간은 사이버 세계다. 우리는 흔히 사이버 세계에는 사람이 아닌 ''사이보그'' 가 사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공상과학 영화나 소설 속에서 접해 왔던 사이버 세계였기에 그런 막연한 느낌을 갖게 된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상공간은 기존의 사회가 디지털 정보기술의 급격한 발달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공간이 확대돼 만들어진 것이다. 인터넷이란 가상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은 ET나 로보캅이 아닌 사람인 것이다.

네티즌들이 가상공간에서 활동할 때(e-메일.채팅.쇼핑.동호회 활동 등) 상대방도 나와 똑같은 귀중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란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바로 네티켓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사실 사이버 세계에선 누구나 실생활에서 엄두를 못낼 정도로 무례한 행동을 하고픈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않은 채 대화가 이뤄지고, 익명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는 인터넷 세계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별나게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다. 아는 사람에게?한없이 친절하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예의를 갖추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외국인들로부터 이중적이고 배타적인 민족성을 가졌다는 지적도 받는다. 이런 민족성과 유혹에 빠지기 쉬운 가상공간의 특성이 결합될 때 나타날 결과를 우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한국인 게이머 중에는 스타크래프트란 온라인 게임을 하다 불리해지면 상대방(특히 외국인) 과의 접속을 일방적으로 끊어 버리는 일을 저질러 악명을 떨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인터넷 공간은 우리 생활의 연장이며, 가상공간도 사람이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네티켓의 핵심이다.

염진섭 야후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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