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유럽 '광속 비단길' 뚫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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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김진국 기자]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자 비단길' 이 뚫린다. 고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상거래 교통로는 비단길이었다. 전자상거래 시대의 비단길은 초고속 정보통신망(Trans Eurasia Network)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유럽 순방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한 것이 이 사업이다.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의 호응을 얻은 데 이어 유럽 네트워크(TEN-155)주도국인 독일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이기호(李起浩)청와대 경제수석은 6일 전했다. TEN-155는 유럽 역내 각 연구기관간에 구축된 시험망이다.

金대통령은 21세기엔 전자상거래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를 이런 사이버시대의 국외자로 방치해선 안된다는 생각에서 나온 구상이다.

이미 구성돼 있는 TEN-155와 한국의 연구시험망(KOREN)을 시베리아 광통신망으로 연결하는 것이 1단계다(2001년). 시베리아 광케이블을 해저로 서울까지 연결하게 된다.

이어 2002년까지 2단계로 TEN-155와 아태 정보통신?APII)간의 연결을 통해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시베리아 횡단 케이블 이용료를 포함해 연간 60억원. 이 비용을 한국과 유럽연합(EU)이 절반씩 부담하자는 것이 한국측 제안이다. 유럽도 사이버시장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보인다.

李수석은 "2003년에는 전자상거래 규모가 1조달러에 이를 것" 이라며 "초고속망 구축을 주도하면 거래액의 10% 정도는 한국에 떨어질 것" 으로 전망했다.

기술.정보.문화교류도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金대통령은 이 구상을 오는 10월 서울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주의제로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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