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대비, 화폐발행액 사상 최고치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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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 Y2K 문제에 대비, 일선 금융기관과국민들이 대거 현금을 비축해 놓으면서 한국은행의 화폐발행액이 기록적인 수치를나타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화폐발행액은 총 22조5천733억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16조6천148억원에 비해 5조9천585억원이나 많은 것으로 지난 94년이후 98년까지 14조~17조원대를 기록하던 것과 비교할 때도 매우 큰 폭으로 늘어난수치다.

이처럼 화폐발행액이 급증한 것은 컴퓨터가 2000년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것에 대비, 비상시에 쓸 현금을 확보해 놓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폐발행액은 한국은행이 발행, 일선 금융기관으로 나간 화폐의 총 금액으로 일반적인 상황 하에서는 경기가 좋거나 경제규모가 커질 때, 현금선호도가 높을 때 늘어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매년 말에는 현금수요가 늘어 화폐발행액이 많아지기는 하지만 지난해처럼 6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은 지금까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면서 "Y2K에 대한 대비가 아주 철저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지난 98년의 경우 11월에 15조9천억원이던 것이 12월에 15조9천억원으로 1조원이 늘었다.

한편 Y2K 문제가 별탈없이 지나면서 올 1월에는 화폐발행액이 다소 줄어 21조9천32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1월초에 대폭 줄던 화폐발행액이 설을 맞아 다시 늘었다가최근에 급속히 감소하는 추세"라면서 "2월 화폐발행액은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주종국기자 satw@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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