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이상훈, 불펜피칭 '이상무'

중앙일보

입력

그 배짱 그대로다.

하고 싶은 말은 하고, 하고 싶은 행동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이상훈. 메이저리거가 됐다고 달라진 것은 없었다.

어디까지가 경계인지는 한국과 일본의 오랜 프로생활을 통해 터득한 상태. 그는 라커에서 마주친 팀 내의 또다른 장발이자 괴짜투수 덕 드레벡을 툭 치며 짧은 영어로 물었다.

"와이 유 롱 헤어(why you long hair?)" '너는 왜 머리를 기르느냐' 는 질문이었다.

문법상 맞지 않았지만 드레벡은 "그냥 긴머리가 좋아서" 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물론 이상훈의 눈치가 가미된 해석에 따르면 그렇다는 것이다.

또 라커에 있는데 담배냄새가 나자 이상훈은 냄새를 따라 라커 뒤의 세탁장으로 갔다. 그곳에서 마주친 사람 역시 드레벡. 이상훈은 잘됐다며 자신도 담배를 꼬나물었다.

그는 여자화장실에 숨어 담배를 피우다 들통이 났다는 얼마전의 외신보도에 대해서도 해명을 했다. 숨어서 피운 게 아니라 그냥 그곳에서 당당하게 피웠다는 것이다.

영어를 특별히 공부할 생각도 없다고 한다. 그냥 다 통할 수 있다는 배짱이다.

그럼에도 그는 현재 포트마이어스 스프링캠프 최고 인기스타 가운데 한명이다. 벌써부터 캠프를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이상훈을 따라다니며 사인을 요청하고 있다. 이상훈은 걸물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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