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 종주국 캐나다, 그 위에 미국 보스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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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브루인스의 주장 즈데노 차라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우승팀에 주어지는 스탠리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밴쿠버 로이터=뉴시스]

보스턴 브루인스가 39년 만에 스탠리컵의 주인공이 됐다.

 보스턴은 1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2010~2011시즌 스탠리컵 결승 최종 7차전(7전4선승제)에서 골리인 팀 토머스(37·사진)의 선방에 힘입어 홈팀 밴쿠버 캐넉스를 4-0으로 꺾었다. 원정으로 치른 1, 2차전을 내줘 수세에 몰렸던 보스턴은 7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가 적지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4승3패)을 차지했다. 보스턴의 우승은 1972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에 70년 창단 후 사상 처음으로 스탠리컵을 노렸던 밴쿠버는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이번 스탠리컵 결승은 미국과 캐나다의 자존심 대결로 압축됐다. 캐나다는 아이스하키 종주국으로서 자부심이 강하다. 스탠리컵 우승 횟수가 가장 많은 팀도 캐나다 연고의 몬트리올 캐나디언스(24회)다. 그러나 93년 몬트리올의 우승을 마지막으로 스탠리컵은 계속 미국팀이 가져갔다.

 이날 경기가 열린 밴쿠버 로저스 아레나는 1만8000석이 가득 찼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밴쿠버 시내에는 100만 명의 인파가 모여들었다. 그만큼 밴쿠버 시민들은 캐넉스의 우승을 바랐다. 캐나다 대표팀(밴쿠버)이 미국 대표팀(보스턴)을 꺾는 장면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캐나다인의 간절한 바람은 보스턴의 골리인 토머스의 활약에 막혔다. 이날 경기에서 밴쿠버는 보스턴(20개)보다 두 배 가까이 많은 37개의 슈팅을 했다. 그때마다 토머스는 온몸으로 슈팅을 막아냈다. 세이브율 100%. 경기 후 토머스는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보스턴은 1피리어드 5분을 남기고 패트리스 바르예론이 선제 골을 넣었다. 2피리어드 12분에는 브랫 마션드가 골대 뒤를 돌면서 날린 그림 같은 터닝슛으로 2-0으로 앞서나간 뒤 2피리어드 후반 바르예론이 추가 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았다. 밴쿠버는 3피리어드 후반 골리를 빼고 추가 공격수를 투입하며 총력전에 나섰으나 보스턴의 마션드에게 쐐기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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