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조인성도 라소다 양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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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감독을 지내고 부사장으로 재직중인 토미 라소다에게는 한국인 양아들이 많다.

첫번째 양아들은 물론 다저스의 선발투수 박찬호(27).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 다저타운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LG 트윈스에도 라소다의 양아들이 4명이나 된다.

첫째는 '꾀돌이' 유지현이고 둘째는 재간동이 내야수 이종렬, 그리고 젊은 내야수 안상준과 국가대표 출신 포수 조인성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조인성은 '특별한 아들'이라고 부를만큼 라소다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조인성은 98년에 입단, 그해 겨울 방콕아시안게임에 대표선수로 뽑혀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는 등 장래가 촉망되는 기대주였으나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 김동수의 그늘에 가려 빛을 잃었던 선수.

98년 84경기에 이어 지난해에도 64경기에 출장했지만 주로 대타로 나서거나 김동수의 백업 포수로 간간이 나서는 통에 타격감각을 잃어 지난해에는 2개월동안 2군에 내려가는 수모도 겪었다.

이런 조인성이 라소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타고난 자질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앉은 채로 2루 베이스에 빨랫줄같은 볼을 던지는가 하면 몸놀림이 빨라 투수들이 제구를 못한 공도 척척 막아낸다.

죽어 있던 타격감각도 살아나고 있어 LG 하위타선에서 핵폭발이 예상된다는 것이 라소다의 예언이다.

라소다는 이광은감독 등 LG 코칭스패프와의 저녁식사 시간에 오랜 친구인 메이저리그 최후의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에게 전화를 걸어 타격 기술 자문을 받은 뒤 조인성을 불러 일러줄만큼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방콕아시안게임 때 주전포수였던 조인성은 1년 후배이자 후보 포수였던 홍성흔(두산)이 지난해 공수 양면에서 활약, 신인왕을 꿰차면서 스타덤에 오르는 모습을 눈물로 지켜봤으나 올해 한국 프로야구 최고 포수로 거듭나는 계기를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잡은 셈이다.

이광은감독 역시 "조인성은 우리 팀 주전 포수"라고 못박고 "삼성으로 이적한 김동수의 공백을 메우는 수준을 떠나 김동수를 능가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조인성은 "한 팀에 있는 동안 김동수 선배를 밀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올해 시드니올림픽 대표팀에 김동수선배를 밀어내고 주전 포수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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