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도 벌떼분양ㆍ보장제 카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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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종선기자]

벌떼분양과 프리미엄보장제. 악성 미분양을 떨어 내기 위해 중견건설업체들이 최후의 카드로 쓰던 마케팅기법들이다.

벌떼분양은 수십~수백명의 텔레마케터를 견본주택에 두고 텔레마케터들에게 계약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률을 높이는 것이다. 수수료를 많이 받기 위해 각각의 텔레마케터들이 적극적으로 영업하기 때문에 미분양 판매에 효과적이다.

프리미엄보장제는 통상 잔금 납입 완료 시점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 이후 해당 아파트의 시세가 미리 정한 가격(분양가+웃돈)을 밑돌 경우 일정 금액 한도 내에서 건설사가 계약자에게 프리미엄을 보상해 주는 것이다.

예컨대 잔금 납입일을 기준으로 2년이 지난 시점에 분양가 대비 5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지 않는 경우 최고 5000만원까지 건설사에서 웃돈을 주는 방식이다.

이제까지 이런 마케팅기법들은 대형 건설사들은 거의 쓰지 않았다. 중견건설업체들에게도 최후의 카드로 인식될 만큼 위험 부담이 큰 마케팅 기법이기 때문이다.

벌떼분양의 경우 텔레마케터들이 허위ㆍ과장 브리핑으로 계약자들을 끌어 들일 가능성이 크다. 입주 시점에 아파트 가격이 오르지 않으면 계약자들과 건설사간에 심한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대형건설사들의 브랜드이미지는 큰 타격을 받는 것이다.

프리미엄보장제 역시 계약자들이 오해할 소지가 많아 분쟁거리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프리미엄보장제를 액면 그대로 이해하면 해당 아파트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질 경우라도 ‘분양가+일정 금액의 웃돈’은 건설사가 계약자들에게 보장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라면 계약자 입장에선 손해날 일이 전혀 없다.

그러나 실제는 다르다. 일정 시점의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떨어질 경우 미리 정한 금액만큼만을 건설사가 계약자에게 주는 방식이다.

분양가 7억원짜리 아파트에 5000만원 프리미엄보장이 붙은 경우를 예로 들면 이렇다. 일정 시점의 시세가 6억원이라면 건설사에서 5000만원을 내주는 식이다. 이런 경우 계약자 입장에서는 5000만원을 보장받더라도 단순 계산상으로도 5000만원을 손해보든 셈이다. 물론 이자 비용과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손실은 더 커진다.

벌떼분양 방식은 대부분의 건설사가 채택

그런데 요즘은 이런 마케팅기법들을 대형 건설사도 모두 쓰고 있다. GS건설은 경기 용인시 성복동의 성복힐스테이트와 성복자이 1ㆍ2차에 5000만원의 프리미엄보장을 붙였다.

벌떼분양은 이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 건설사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 현재 현대건설ㆍ대우건설ㆍ삼성건설ㆍGS건설ㆍ롯데건설ㆍSK건설 등이 벌떼분양 방식으로 수도권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고 있다.

D건설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 분양을 기다리는 주택수요자들이 늘면서 이런 방식을 쓰지 않고서는 수도권 미분양을 도저히 소진시킬 수 없는 게 현 수도권 분양시장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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