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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그냥 놀러 간다, 인천공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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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가는 길은 언제나 설렌다. 일상과는 다른 세상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서다. 출국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인천공항은 들를 만하다.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시설들로 꽉 차, 공항에 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 든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늘 설렌다. 일상과 다른 세상을 만나러 가는 길이어서일 것이다. 저 거대한 활주로는 낯선 이국을 향해 열려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큰 문이다.

 여태까지 공항은 잠깐 들렀다 황급히 떠나는 곳이었다. 늘 출국시간 임박해 공항에 도착해 쫓기듯이 비행기에 올라탔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얼른 집으로 달려갔다. 공항은, 여느 터미널처럼 정을 붙일 만한 장소가 아니었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달랐다. 언제부턴가 인천공항에 갈 때면 외국에 나간다는 특유의 설렘과 더불어 기대와 흥미로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 인천공항은 이용하면 이용할수록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처음엔 해외로 나가는 관문이었고, 그 다음에는 면세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명당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재미가 가득한 놀이터다.

 그래서 작정하고 인천공항을 뒤지고 다녔다. 인천공항의 숨은 매력을 찾아 돌아다닌 것이다. 가장 놀랐던 곳은 ‘스타가든’이다. 공항 안에 이렇게 큰 정원이 숨어 있는지 몰랐다. 말이 정원이지, 150종이 넘는 식물이 자라고 있는 식물원이었다. 공항공사 직원 사이에 ‘비밀정원’으로 불리는 야생초 화원도 있다. 교통센터 지하 1층에서 옆문을 열고 나가야 갈 수 있어 외부인은 전혀 모르는 장소다.

 하나씩 하나씩 인천공항의 숨은 매력을 알아가다 보니 반나절이 훌쩍 지났다. 인천공항엔 사우나도 있었고, 혼자만 TV를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올해 안에 극장도 들어선다고 했다. 원래부터 가장 편하게 명품 쇼핑을 할 수 있는 곳이니 인천공항은 서울 코엑스 못지않은 복합몰(mall)인 셈이다. 이번에 새로 알게 된 사실도 있다. 공항청사에 들어가면 어느 곳에서든지 비행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어느 각도에서도 하늘을 날아오르는 비행기를 볼 수 있게끔 설계돼 있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가운데 인천공항만큼 세계에서 인정을 받는 곳은 없다. 올해로 개항 10주년을 맞은 인천공항은, 공항과 관련한 온갖 종류의 평가에서 최고 자리를 싹쓸이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공항이다. ‘공항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공항서비스평가(ASQ·Airport Service Quality)에서 2005년부터 6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것 말고도 수상 경력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여름이 왔다. 1년 중 여름은, 정확히 6월부터 8월까지는 연중 출국자의 30% 이상이 몰리는 기간이다. 올여름에도 인천공항은 붐빌 것이다. 그러나 조금만 더 알고 가면 인천공항은 재미 충만한 놀이터가 된다. 스타가든 같은 시설은 출국 수속을 밟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 요즘엔 공항에 나들이 나오는 시민도 제법 있단다. 충분히 이해한다. 인천공항은 찾아가기만 해도 일상과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곳이니까.

글=이상은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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